처음 온 해외 여행지. 길거리를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현지인 노인 한 명이 다가와 당신에게 돈을 준다면?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이같은 일을 한국에서 겪은 미국인 여행 유튜버의 영상이 화제다.
지난달 유튜브에는 ‘한국 첫인상’이라는 단순 명료한 제목으로 영상 하나가 올라와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 부부 여행 유튜버 ‘크리스 앤 사라(Chris and Sara)’가 최근 3주에 걸쳐 한국 여행을 하며 기록해 올린 영상이었다.
크리스 씨와 사라 씨는 한국을 잘 모르는 평범한 미국인 부부다. 사라 씨는 “우리가 아는 건 케이팝이나 삼성 등 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과 한국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는 상태로 첫 한국 여행을 시작한 이들 부부. 그러던 이날 사라 씨는 이상한 일을 겪었다.
사라 씨에게 어느 한국인 노부부가 다가와 사라 씨와 같이 있던 크레이머(Kramer)에게 한국어로 말을 걸며 손을 흔들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지갑을 열고 1만원짜리 지폐를 꺼내 건넸다.
사라 씨는 “크레이머에게 먹으라는 듯 주시더니 크레이머가 입으로 지폐를 무니까 박수를 막 치셨다. 그리고는 ‘안녕’하시고 가셨다”고 전했다.
사라 씨는 곧장 돈을 돌려드리려고 했다. 그러나 한국인 노부부는 계속해서 크레이머에게 돈을 받으라고 하며 손을 흔들고는 가버렸다.
이에 사라 씨는 “내가 무슨 부랑자같이 보였던 걸까?”라며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이 준 돈이 나한테 있다. 이걸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그러면서 “크레이머한테 막 주려고 하시는 게 정말 웃기긴 했는데, 그래도 기분은 이상하고 조금 불편하다”고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사라 씨와 크리스 씨 부부는 자신들의 한국 친구에게 길에서 만난 노부부와의 일화를 전하며 의중을 물어봤다.
부부의 한국인 지인은 크레이머에게 장난감을 사라고 돈을 줬을 거라고 알려주었다.
사라 씨는 “한국에서는 어르신들이 아이들에게 선물 주는 걸 좋아하셔서 아이들을 위해 사탕을 들고 다닌다거나, 갖고 싶은 장난감을 사라는 것처럼 아이들에게 돈을 주기도 하신다더라”며 “할머니, 할아버지 연배의 어르신들에게는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제야 한국의 용돈 개념을 정확히 파악한 사라 씨와 크리스 씨는 “다정하다”며 놀라워했다.
그렇다면 용돈을 받은 주인공인 크레이머는 대체 누굴까.
크레이머는 부부의 반려견으로, 함께 여행을 다니는 강아지다.
사라 씨와 크리스 씨는 한국 대중교통을 탈 때면 반려견 크레이머를 업고 다녔다. 무척 순해 같이 여행을 다니기에 딱 맞는 반려견이라는 크레이머는 진짜 아기처럼 얌전히 업혔다.
귀여운 강아지를 보고 “까까 사 먹으렴”하고 용돈을 줬으리라는 게 모든 한국인의 추측.
부부는 “올해 크레이머랑 브라질, 멕시코, 한국 등을 여행했는데 크레이머랑 같이 다닌 곳 중에 한국이 제일 좋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