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때문에 해외 공항서 걸려 보안요원들에게 붙잡힌 한국인의 ‘최후’

By 안 인규

곶감 한 박스를 사서 해외로 출국했다가 그 나라 공항 검색대에서 걸린 한국인은 일단 검색대 직원들에게 곶감을 하나씩 입에 물려줬다. 그리고는 풀려났다.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외 거주자인데 예전에 한국 갔다가 곶감을 사 갔다”는 제목으로 사연 하나가 게재됐다.

익명의 글쓴이 A씨에 따르면, A씨 가족은 곶감을 좋아했다. 이에 A씨는 모처럼 방문한 고국에서 큰맘 먹고 비싼 곶감을 한 박스 샀다.

사건은 여기서부터였다. A씨는 돌아간 해외 공항 검색대에 그만 붙잡히고 말았다.

연합뉴스

“곶감에 묻어 있는 하얀색 가루가 뭐냐”는 추궁이 시작됐다. 참고로 곶감에 묻어 나오는 하얀색 가루는 곶감에서 배어난 당분이다.

검색대 직원들 옆에 선 마약탐지견도 곶감을 향해 계속 코를 킁킁댔다.

A씨는 그 와중에 “이거 개는 절대 먹이면 안 된다”고 당부했고, 그러자 검색대 직원들은 더 의심했다. 그러나 실제 곶감은 개가 먹으면 안 되는 음식 중 하나다.

A씨는 스마트폰으로 곶감 사진을 검색해 보여주며 “원래 감을 말리면 이렇게 하얀 가루가 자연스럽게 올라온다”고 설명했다.

MBN 방송 화면 캡처

직원들은 대꾸했다.

“다른 사진 보면 안 하얀데??”

“…그건 반건조 곶감이다. 건조 곶감은 하얀 가루가 생긴다”

검색대 직원들은 A씨의 항변을 믿지 않고 “하얀 가루의 정체를 설명하는 영어로 된 문서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실제 위키피디아 설명 캡처

직원 4명과 A씨는 둥그렇게 모여 곶감을 영어로 검색, 인터넷 백과사전에 적힌 설명을 함께 읽었다. 한국이 어떻게 감을 말리고 어떻게 곶감을 생산해내는지까지 같이 읽었다.

천만다행으로, 인터넷 사전에는 “하얀 가루(White powdery crust)가 바깥에 형성된다”는 문구가 정확히 한 줄 적혀 있었다.

설명을 읽은 검색대 직원 4명 중 한 명이 긴가민가한 얼굴로 곶감을 시식했다. 그 즉시 표정이 바뀌었다.

동료의 반응을 본 다른 세 명도 곶감을 한 입씩 베어 물었다. 그리고는 꿀떡꿀떡 삼키기 시작했다.

한국임업진흥원 블로그 캡처

이들은 “원래 규칙상 절대 이렇게 먹어보는 경우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끝내 곶감 하나를 더 먹었다고 A씨는 덧붙였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인터넷 백과사전에 곶감을 검색했고, 그 결과 실제 영문 백과사전에 사연과 그대로 설명돼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누리꾼들은 A씨를 향해 “그냥 곶감 뺏긴 사람 됐다”며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