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경영난에 처한 독일의 한 동물원이 동물을 순서대로 안락사시킨다는 비상계획을 내놨다.
이 계획에는 안락사시킨 동물을 다른 동물의 먹이로 공급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JTBC 뉴스는 매년 15만이 찾는 독일 북부 노이뮌스터 동물원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동물원에는 지난달 독일 전역에 코로나 사태로 인한 봉쇄조치가 내려진 후 방문객이 뚝 끊겼다.
수익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소액의 후원금으로 버티던 동물원 측은 동물들에 공급할 먹이가 바닥나자 결국 극단적인 자구책을 세웠다.
수용된 100여 종 동물 700마리를 순서대로 안락사 시켜 다른 동물의 먹이로 공급하겠다는 것.
어떤 동물이 첫 안락사 대상이 될지는 불분명하지만, 마지막까지 남을 동물은 ‘피투스’로 불리는 거대 북극곰으로 정해졌다.
페레나 카스파리 동물원장은 “먹이를 살 돈이 없거나, 각종 제한으로 먹이를 전달받지 못한다면 일부 동물을 죽여 다른 동물에게 먹일 것”이라며 “굶어 죽느니 차라리 안락사 시키는 게 낫다”고 말했다.
동물원 측은 휴업하더라도 살아있는 동물을 돌보는 데는 비용이 계속 지출되는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다.
펭귄이나 바다표범은 매일 신선한 물고기를 줘야 하고, 열대 동물은 일정 온도 이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가 1천조 원 이상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동물원이 지원대상에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동물원 측은 “어떤 지원금도 받지 못했다”라며 재정난이 계속되면 최악의 방안을 실행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했다.
재정난에 몰려 세운 비상계획이지만 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독일동물복지협회 측은 “끔찍한 시나리오를 구상할 게 아니라 자체 비상기금이나 다른 공공 지원금을 통해 동물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