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는 사실 ‘최애’ 자녀가 따로 있다”

By 윤승화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만, 엄마에게는 사실 더 아픈 손가락이, 즉 편애하는 자녀가 따로 있다.

지난해 5월 지식공유 강연인 테드(TED)에는 미국 퍼듀대학의 사회학자 질 수이터 교수가 출연해 ‘엄마들에게는 가장 좋아하는 자녀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수이터 교수는 20여 년간 부모에게 가장 아끼는 자녀가 있는지를 연구해온 학자다.

이번 연구에서 수이터 교수는 엄마-어른이 된 자녀들로 대상을 특정한 뒤 556명의 엄마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 JTBC ‘유자식 상팔자’

인터뷰는 ‘어떤 자녀와 개인적인 문제를 상담하고 싶은가’, ‘늙고 아프게 된다면 어떤 자녀가 돌봐주기를 바라는가’, ‘어떤 자녀가 가장 자랑스러운가’, ‘어떤 자녀가 가장 실망시키는가’, ‘어떤 자녀와 가장 많은 갈등을 겪는가’, ‘어떤 자녀와 정서적으로 가깝다고 느끼는가’ 등의 질문들로 구성됐다.

‘자녀에게 최근 어떤 도움을 받았는가’, ‘자녀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서 사는가’ 등 최근에 일어난 에피소드나 가정환경도 물었다.

이같은 질문들을 바탕으로 분석해 나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엄마는 대체로 첫째나 중간보다는 막내를 아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엄마들은 ‘어떤 자녀가 아직도 보살핌이 필요한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 가장 많이 신경이 쓰일 것 같은 자녀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부분 막내를 언급했다.

많은 엄마가 자녀가 성인이 되어도 막내만큼은 여전히 아이처럼 느끼는 경향을 보였던 것.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엄마들은 또 대체로 아들보다는 딸을 아꼈다. ‘어떤 자녀와 정서적으로 가깝다고 느끼는가’, ‘어떤 자녀와 가장 많은 갈등을 겪는가’라는 질문에 엄마들은 모두 딸이라고 답했다.

다시 말해 가장 다툼이 잦은 자녀가 사실은 가장 아끼는 자녀인 경우가 많았다. 가장 아끼다 보니 기대도 크고, 기대에 어긋나는 일이 생기면 다툼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연구에서는 특히 엄마가 가장 아끼는 자녀는 아무리 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연구에 참여한 엄마들은 7~8년이 지난 뒤 다시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이들은 과거와 똑같은 자녀를 언급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 수이터 교수는 “(연구 초반) 그 어떤 부모도 편애하는 자식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