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에 더 활발…먹이·위험·영역다툼 추정”
숲에 들어가면 새들의 지저귐이 들리듯 물속에서는 물고기들이 다양한 소리를 내며 서로 의사소통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넬대 조류학연구소 산하 생물음향보존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175개 과(科)의 어류가 소리를 통해 의사소통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분류된 어종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코넬대 생태학자 애런 라이스 박사는 “오랫동안 일부 물고기들이 소리를 내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물고기가 소리를 내는 것은 상대적으로 드문 현상으로 여겨져 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물고기들은 의사소통을 위해 색상, 몸짓, 전기 신호 등을 사용하며, 소리를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며 전체 어종의 약 5분의 1 정도에만 해당한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일부 물고기들은 적극적으로 소리를 사용하며, 조류와 비슷하게 이른 아침과 해질 무렵에 더 많은 소리를 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넬대 신경과학자 앤드류 배스 박사는 “사람들은 물속에서 직접 청각을 활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 때문에 물고기들이 소리로 의사소통 하는지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스 박사는 “대부분 사람들은 고래나 돌고래가 소리로 의사소통한다는 것은 알지만, 많은 어종이 소리를 낸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물고기들은 소리를 낼 때 성대 외에 지느러미 등을 이용한다. 지느러미로 물을 휘저어 소리를 발생시킨다. 이를 부딪히는 방식도 쓴다.
라이스 박사는 “아마 가장 흔한 방식은 부레를 조절하는 근육을 이용하는 방식일 것”이라며 이 근육은 물고기의 근육 중 가장 빠르게 수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물고기들이 주고받는 정보는 먹이, 위험경고, 사회적 활동(영역다툼 등) 그리고 구애를 위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으며 아직 모르는 부분이 더 많을 것으로 추측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물고기의 소리를 흉내내는 장치를 개발, 물고기들의 언어를 사용해 물고기들을 산호초로 유인해 산호초를 가꾸도록 하는 등의 상업적 이용도 가능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물고기는 바깥으로 노출된 귀는 없지만, 귀에 해당하는 감각기관이 머리 속에 들어 있으며, 뼈를 통해서도 수중의 음파를 감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 연구는 지난달 20일 학술지 <어류학 및 파충류학(Ichthyology & Herpetology)>를 통해 발표됐다.
/에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