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일본인 돗토리 씨 가족은 서울에 여행을 왔다. 당시 돗토리 씨의 아들 쇼지로 군(당시 9세)은 한국 경찰서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쇼지로 군은 한 젊은 경찰관에게 “함께 사진을 찍어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부탁했고, 경찰은 쓰고 있던 모자를 쇼지로 군에게 씌워주며 흔쾌히 사진을 찍어주었다.
이 사진 한 장이 쇼지로 군의 미래를 바꾸었다. 소년은 한국 경찰의 친절했던 모습이 가슴 깊이 남았고 사진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자신도 친절하고 멋진 경찰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2015년 3월, 쇼지로 군은 마침내 일본 경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경찰이 됐다.
어린 시절 꿈을 이룬 아들 대신 다시 한국을 방문한 돗토리 카즈미치 씨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경찰관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어 서대문 경찰서를 다시 찾았다.
서대문 경찰서는 사진 속 경찰관이 충남 보령경찰서에 있는 김태형 경사라는 것을 알아냈다. 출국 시간 때문에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아버지는 쇼지로 군이 쓴 편지를 전달했고, 김태형 경사는 “사진을 보고 기억이 났다.” “별일도 아닌데 고맙다는 말을 하기 위해 다시 찾아왔다고 하니 기뻤다”고 밝혔다.
그리고 2016년 5월, 돗토리 씨 가족 초청으로 김태형 경사는 일본 경찰서를 방문했다. 9살 소년이 자신을 보고 경찰이 되었다는 사실에 감개무량하다고 밝힌 김태형 경사는 “아이들에게 친절한 경찰관이 되어 달라”고 말하며 이제는 추억이 된 경찰모를 쇼지로 씨에게 선물했다.
쇼지로 씨도 “경찰관 시험을 공부할 때 너무 힘들고 괴로웠지만 그 때마다 저 사진을 보고 버틸 수 있었다”며 김 경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들은 “국경을 넘나든 경찰관의 인연이 아름답다” “한 사람의 작은 친절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구나”며 감동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