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손주들을 ‘그리며’ 그림을 ‘그려’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팔로워 40만에 육박하는 SNS 스타가 된 할아버지가 있다.
올봄 출판사 수오서재는 ‘돌아보니 삶은 아름다웠더라’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이찬재 할아버지가 그리고 안경자 할머니가 글을 쓴 책이다. 두 사람은 77세 동갑내기 부부다.
옆집에 살 것만 같은 친근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책까지 펴낸 데에는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의 인기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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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부터 이찬재 할아버지는 인스타그램에 직접 그린 그림들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사연은 이렇다.
38년 전 한국을 떠나 아내와 함께 브라질에 이민을 간 할아버지는 그곳에서 딸과 아들을 키웠고, 장성한 자녀들 또한 각자 가정을 꾸려 자식을 낳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주가 생긴 할아버지. 그만큼 매일 봐도 날마다 더욱 보고 싶은 아이들이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손주들을 만날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브라질에, 자식들과 손주들은 각각 한국과 뉴욕에 머물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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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의 곁에 나중에 나는 없겠구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든 할아버지. 사랑하지만 볼 수 없는 손주들에게 어떻게 하면 진심이 가 닿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생각한 것이 바로 SNS였다.
그전까지 SNS는커녕 이메일 사용법도 몰랐던 할아버지는 손주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인스타그램을 배웠다.
할아버지는 손주들이 보고 싶을 때마다 스케치북을 펼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가족이 함께한 추억부터 평범한 일상, 손주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그림을 그려 인스타그램에 게재했다.
그런 할아버지 곁에서 할머니는 한국어로 글을 써 하나의 그림엽서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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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이같은 작품들은 인스타그램 유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14일 오늘 기준, 두 사람의 계정을 팔로워한 누리꾼은 38만 7천여 명에 이른다.
한 편의 동화처럼 따뜻하고 맑은 이찬재 할아버지의 그림. 사랑이 담뿍 느껴지는 할아버지의 그림은 인스타그램에서 더 만나볼 수 있다.
할아버지의 인스타그램 계정 주소는 ‘손주들을 위한 그림(drawings_for_my_grandchildren)’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