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일대를 한순간에 불바다로 만들어버린 대형 산불은 고성을 시작으로 인제, 강릉, 속초까지 집어삼켰다.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전국에서 소방차가 동원되고, 소방관들이 비상 소집되며 군 병력까지 화재 진압에 합세했다.
직접 현장에 투입되지 않은 사람들도 한마음으로 산불이 꺼지기만을 간절히 염원했다.
그 마음이 통한 것일까. 다행히도 화재 발생 11시간 만에 주불이 진화됐다.
물론 580ha의 산림이 타버리고 이재민은 800여명이 생겨났지만 최악의 상황에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그곳에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낸 영웅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속초 입구에 위치한 주유소를 완벽히 지켜낸 것이 큰 피해를 막는 데 일조했다.
이 주유소에 불길이 번지면 LPG 저장소가 폭발하면서 속초 지역이 한순간에 불바다로 변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일부 소방관들은 목숨을 걸고 이 주유소 주변을 지켰다.
그중 한 명이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면서 소감을 밝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7일 자신이 속초 장안주유소를 지켜낸 소방관이라고 주장한 한 누리꾼이 온라인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작성자는 자신이 대구 소속 소방관이며 전국 소방관 비상소집을 통해 강원도 일대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무서움을 느꼈다”라며 당시 심정을 전했다.
이어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 소방 호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꺾일 정도였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산불 진압을 위해 현장에 투입됐던 그는 속초 시내 입구의 장안주유소로 긴급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요청에 따라 자신을 포함, 약 3개 팀이 주유소로 이동했고, 당시 총괄지휘자는 “여기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처음엔 나도 사람인지라 무서웠다. 손발이 벌벌 떨릴 정도였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소방관으로서, 시민들의 안전과 목숨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주유소를 지켰다. 결국 이들의 노력으로 주유소의 폭발은 막아낼 수 있었다.
작성자는 “불 앞에 3~4시간 동안 있으니까 숨쉬기도 힘들었다. 너무 뜨거웠다”라며 회상했다.
숨막히는 당시 현장 상황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소방관들의 헌신에 박수를 보내며 감동을 금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