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목숨을 구하고 홀연히 사라진 의인의 신분이 강제로 공개되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 12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앞서 이달 5일 오후 3시께 강원도 양양군 남대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초등학교 6학년생 A양이 물에 빠졌다.
남대천 계곡은 수심이 깊고 물살이 빠르다. 주변 사람들은 구조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애만 태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한 남성이 저 멀리서 맨발로 계곡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왔다. 100m가량 뛰어온 남성은 망설이지 않고 곧장 계곡으로 뛰어들었고, 허우적대는 A양을 구조했다.
무사히 계곡 밖으로 A양을 데리고 나온 남성. 남성은 연신 고마움을 표현하는 A양 부모에게 딸을 품에 안겨준 뒤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숨겼던 남성의 정체는 며칠 뒤 강제로 공개됐다.
이달 7일 방송된 한 TV 프로그램에 남성이 출연했기 때문. 해당 프로그램은 해양경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출몰하는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대응하는 내용을 담았다.
계곡에서 아이를 구한 남성은 사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 특별경비단 특수진압대 소속 신준상 경사였다.
앞서 신 경사의 구조 현장을 지켜봤던 한 시민은 해당 방송을 우연히 시청했고, 신 경사의 얼굴을 알아봤다.
깜짝 놀란 시민은 방송을 본 이후 해양경찰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를 통해 신 경사의 선행을 알렸다.
학생을 구하던 당시 신 경사는 휴가를 받아 인근에서 피서를 즐기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이달 9일에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선착장 인근에서 물에 빠진 스리랑카인을 구조하기도 했던 신 경사.
뒤늦게 자신의 선행이 알려지자 신 경사는 “당연하게 해야 할 일을 했다”며 “누구나 저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물에 뛰어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