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은 충남 홍성군 남쪽 서해안과 접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고 효자ㆍ효녀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집니다.
보령의 자랑은 뭐니 뭐니 해도 동양 유일의 패각분(貝殼粉) 백사장을 끼고 있는 대천 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은 1930년대에 개방했고 서해안 최대 규모로 길이가 3.5km에 달합니다.
보병이 1시간에 4km를 기동하니 결코 짧은 길이의 해수욕장은 아닙니다.
대천해수욕장에서는 7월 중순부터 머드를 소재로 각종 놀이와 체험 행사가 벌어집니다. 보령머드축제는 벌써 20년이 됐습니다.
국내에서는 물론 외국에서도 이미 인기 관광 코스가 되었습니다.
18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다녀갔을 정도로 외국에서도 명성이 높아졌습니다.
이것은 보령 사람 모두가 두 번 외국에 다녀오는 것과 같은 정도의 수치입니다.
한 외국인 관광객은 “보령의 머드는 피부 미용에 좋다”고 들어 안심합니다.
“피부가 좋아지는 것 같다. 시원하고 피부가 부드러워지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관광객 커플.
얼굴에는 머드를 칠하고 눈가에는 네모나게 화장을 남겨 놓았습니다.
머드팩이 상당히 유니크합니다.
진흙 속에서 꼬리잡기 하는 사람들을 하늘에서 보니 마치 현미경으로 작은 세계를 보는 것 같습니다.
꼬리 잡기 놀이는 은근히 스릴 있는 놀이입니다.
놀이는 놀이일 뿐이지만 누군가에게 잡힐 수도 있다는 것은 항상 긴장감을 줍니다.
꼬리잡기를 중부 이남 지역에서는 꼬리따기라고 하고 황해도와 평안도에서는 꽁댕이 잡기라고 부릅니다.
한국에서 배운 꼬리잡기 놀이가 오늘 경험을 통해 서양에도 전해질 수 있을까요?
한 외국인은 “좋은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고 다른 사람들이 이곳에 꼭 한 번 와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행사장에 설치된 많은 장애물을 넘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떤 외국인들은 머드가 몸에 칠해지니 찰흙으로 빚은 조각 같기도 합니다.
사람은 남자 몸이 있고 여자 몸이 있습니다.
인체가 새삼 아름답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들은 오늘 오랜만에 동심(童心)을 꺼내 보았습니다.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 줄 워터 슬라이드.
워터 슬라이드는 시작에는 내려갈까 말까 망설임이 있지만
일단 내려오기 시작하면 운명에 몸을 맡겨야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입수를 잘할 뿐!
내려오는 것도 무서웠는데 물까지 진탕 먹는다면 그건 정말 놀러 와서 우울해지는 것이죠.
머드로 그려 보는 페이스 페인팅.
한 외국인 관광객은 자신이 ‘원더 우먼’ 같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그녀의 미소 속에서 ‘브레이브 하트’를 떠올립니다.
페이스 페인팅이 매우 타이트 해서 웃을 수가 없다는 관광객도 있습니다.
웃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머드 참호전에서 패한 자들에게 보령의 머드가 뿌려집니다.
승부는 냉정하고 패자는 말이 없네요.
여행 온 남학생들은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고 사람들이 다 비슷한 복장이라 좋고
밖에 잘 안 나가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고 말합니다.
씨름을 해서 이긴 사람이 진 사람에게 진흙 한 바가지를 퍼붓습니다.
바가지를 떠난 머드가 친구 몸에 뿌려집니다.
뿌린 친구는 맞은 친구의 기분을 살짝 살펴 봅니다.
그리고 살짝 눈치 보다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죠.
‘이 정도면 됐지 싶은데?’
진흙이 날아가면서 우정도 날아가면 어쩌죠?
남자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여자 친구에게 씨름에서 졌습니다.
말로도 한 번 이겨 본 적 없는데 힘으로도 안 됩니다.
관광객들은 공기가 주입된 구조물을 넘고 있습니다. 90년대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던 대학생 도전 프로그램이 떠오릅니다.
경기에서 우승한 외국인이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습니다.
상을 받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입니다.
어린 시절 흙장난을 하고 집에 와서 어머니께 빗자루로 맞아 보신 분들도
다행이 오늘은 동심으로 돌아가 마음껏 진흙탕에 뒹굴어도 뭐라 할 사람이 없습니다.
바닷물에 몸을 씻고 숙소로 돌아가 출출한 배를 채우면 됩니다.
석양을 바라보며 바비큐를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 어땠나요?
더운 건 싫지만 여름이 가는 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