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봄, 지금 대한민국은 온통 봄소식, 꽃소식입니다.
해마다 봄이 오건만, 올해의 봄은 또 다른 봄, ‘내 인생의 새로운 봄’이 되는 거죠.
서른이 가까워오지만 저는 아직 한 번도 ‘나홀로 여행’을 떠나보지 못했는데요.
<헬로우 코리아> 오늘 이 시간에는 싱그러운 봄바람을 맞으면서 저 송예진과 함께 창원으로의 ‘봄맞이 여행’을 떠나볼까요?
저의 첫 ‘나홀로 여행’의 목적지는 경남 ‘창원’.
한국 벚꽃 축제의 대명사인 ‘진해 군항제’를 구경하러 왔지만 금강산도 식후경!
우선 그 유명한 마산 아귀찜부터 맛보고, 벚꽃구경을 가기로 했습니다.
아귀찜 하면, ‘마산’인데요, ‘마산’의 대표적 향토음식이 바로 ‘마산아귀찜’이죠. ‘마산’은 ‘창원’의 옛 지명이고요.
마산 아귀찜 거리는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185 일대에 형성돼 있는데요, 건아귀찜과 아귀수육이 유명합니다.
서울에서도 간혹 ‘아귀찜’을 먹어보기는 했지만 직접 마산에 와서 먹는 아귀찜은 처음인데요, 먹기 전에 엄청 기대됐습니다.
마산 아귀찜은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적당히 말린 후, 물에 불려 꼬들꼬들한 상태의 아귀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와! 저도 제법 미식가 소리를 듣는 편인데요, 뼈까지 쏙쏙 빨아 먹고 싶을 정도로 버릴 데가 없이 모든 부위가 다 맛있더라고요.
전국에서 별미로 두루 사랑받고 있는 아귀찜은 창원 시민에게도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향토음식이자, 토속 음식이죠.
함께 둘러앉아 먹는 풍경만으로 마음이 푸근해져 왔습니다.
꽃비가 날리는 눈부신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에 도착했습니다.
창원의 벚꽃명소로 유명해진 경화역은 작은 간이역으로 2006년부터 여객업무는 하지 않고 있지만 철 길 따라 쭉 펼쳐진 벚꽃이 터널을 이루어, 벚꽃 사진 명소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 뭔가 봤더니 기차와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의 행렬입니다.
이곳에 오면 누구나 모델이 됩니다. 배경 좋고 분위기 좋은… 그야말로 축제의 공간을 마음껏 즐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꽃길 따라, 철길 따라 주욱 달리고 싶네요.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나들이 나온 사람들 속에 ‘나홀로 여행’을 하고 있는 제 마음도 한껏 부풀어 올랐습니다.
오늘의 행복한 여정은 제 인생에서 먼 훗날까지 기억되는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로 장식되겠지요.
이번에는 또 다른 창원의 벚꽃 명소, ‘여좌천’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여기에선 또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요?
‘여좌천’은 창원의 벚꽃 명소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라고 합니다. 간밤에 비가 내렸지만, 아직 남아있는 벚꽃을 보며 안심이 되었고, 기다려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는 벚꽃으로 장식한 화관이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머리에 화관을 쓰고, 마치 공주님이 된 기분으로 여기저기로 뛰어다녔습니다.
야경으로도 유명한 ‘여좌천’. 여좌천변에 우산을 오브제로 설치미술을 곁들어 이색적인 느낌까지 자아내고 있습니다.
가는 곳마다 그림처럼 아름다워 누구라도 눈에, 마음에, 꽃과 함께 한 풍경을 담아갑니다.
곳곳에서 벚꽃 모양의 아기자기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습니다.
분위기에 젖어 자꾸만 뛰어다니고 싶고, 봄의 왈츠를 추고 싶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정말이지 끝없이 펼쳐진 꽃길을 계속 걷고만 싶어졌습니다.
벚꽃 피는 여좌천의 아름다운 풍광은 드라마에도 많이 소개가 되었는데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니 온통 커플들뿐입니다. 혼자 온 저는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꼭 커플이 되어서 오겠다’고 다짐해 보기도 했습니다.
혼자지만, 봄꽃길 걸으며, 한껏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어느 덧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특히나 여행지에서의 저녁 어스름은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데요, 아귀찜도 맛보고, 군항제도 둘러봤지만 이대로 서울로 돌아가기엔 못내 아쉽습니다.
아! 가볼만한 곳이 생각났습니다.
여기는 마산 오동동 통술거리의 ‘통술집’,
가리비, 문어숙회, 소라, 멍게, 해삼, 전복, 평소 보기 힘든 딱새까지… 한상 휘둥그레지게 차려나온 걸 보니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60~70년대 선원들이 오랜만에 육지에 도착하면 두둑한 배삯을 들고 찾던 곳이 이곳 통술거리 술집입니다. 통술은 술이 통에 담겨나온다 해서 통술이라 하기도 하고, 한 상을 통째로 내어온다고 하여 통술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여행객의 모드에 푸짐하게 한 상 차려내어 주신 주인아주머니의 정성스런 마음을 느끼며 한 잔 했습니다.
역시나 푸짐합니다. 이번엔 수육과 부침개와 먹음직스러운 묵은지까지…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여행 끝의 노곤함도 있지만, 먹음직스런 음식에 정신없이 먹어치웠답니다.
‘딱새’라고 불리는 ‘갯가재’를 먹어봤습니다. 제철이라 더욱 맛있었답니다.
객지지만 따뜻하게 맞아주신 주인아주머니 덕분에 아주 푸근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벚꽃이 피고 지는 모습이 한 순간의 꿈과 같다”고 어느 시인은 노래했지요.
따뜻한 봄날, 흩날리는 꽃잎 사이에서 생명의 환희와 생동감을 맛볼 수 있는 기분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이 아스라함이 오래 갈 것 같은데요, 찬란한 봄을 느끼기 위해 떠난 봄꽃 여행, 혼자였지만 마음이 푸근해지는 그런 행복한 여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