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안전대책회의 참석 범위를 통보할 때 소방은 통보받지 못했다. 하지만 용산소방서장은 사고 당일 자원해서 대기했고,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지휘했다”
참사 당일 현장을 지휘한 용산소방서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형사 입건되자 동료 소방관들이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당시 소방 녹취록이 공개됐다.
지난 8일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는 “용산소방서장은 사고 당일 자원해서 이태원119센터에서 대기했고, 사고 접수 후에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지휘했던 사람”이라고 논평을 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특수본은 압수수색을 한 후 용산소방서장을 피의자로 입건해버렸다. 현장에서 자리를 지킨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과연 진정한 책임자 처벌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같은 날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는 참사 당일의 소방 무전 녹취록을 공개했다.
무전 녹취록에는 참사 발생 직후 자신이 지휘한다고 선언한 최성범 소방서장이 추가 소방력의 신속한 지원을 요청하고 현장에 도착한 소방력이 빨리 뛰어가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11시 23분 “서울경찰청에 연락해서 특수기동대를 빨리 출발시킬 수 있도록 하라. 해밀턴 호텔 뒤편이 통제가 안 된다”면서 경찰의 교통 통제 지원을 거듭 독촉했다.
11시 36분에는 비상을 걸어 집에 있는 비번자들을 다 동원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11시 53분에도 “누워있는 환자가 너무 많다. 구급차가 빠져나가질 못하고 있으니까 빨리 경찰을 추가 출동 요청”이라고 외친다.
이렇듯 최성범 소방서장은 참사 발생 직후 현장에 도착한 뒤 총 54차례에 걸쳐 무전으로 소방 및 경찰력을 긴급히 요청하고 구급차의 각 이송 상황을 점검하는 등 현장을 지휘했다.
지휘와 함께 최성범 소방서장은 떨리는 손으로도 마이크를 부여잡고 피해 집계 등 현장 브리핑을 침착하게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특별수사본부는 핼러윈 사전 대비가 미흡했고 참사 이후 대응에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최성범 소방서장을 피의자로 형사 입건했다.
최성범 소방서장은 작년까지 핼러윈을 앞두고 진행되는 안전대책회의에 참석했다. 하지만 올해는 초대를 받지도 못했다.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회의 참석 범위를 통보할 때 소방은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전과 달리 사전 대비 논의에 참여하지 못한 최성범 소방서장은 참사 당일 이태원 일대에 머무르다가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이 지적한 또 다른 부분은 참사 현장에 종로소방서 소속 구급차가 담당 관할인 용산소방서 구급차보다 먼저 도착했다는 것.
하지만 당시 용산소방서 구급차는 이미 다른 머리 출혈 환자를 이송하고 오던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