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하주차장 참사에서 14시간 동안 버틴 끝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생존자 2명. 나머지 실종자들은 전원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그렇다면 생존자들은 정확히 어떤 위치에서 어떤 자세로 있었던 걸까.
지난 6일 경북소방본부는 사고 현장 브리핑에서 “39세 남성 생존자는 지하 주차장 상부 배관을 붙잡고 있는 채 발견됐고, 52세 여성 생존자는 상부 배관 위 공간에 엎드려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실제 사고가 발생한 현장을 살펴보면, 물이 빠진 지하 주차장 천장에는 하얀 경계가 생긴 모습이다.
이는 상부 배관과 천장 꼭대기 사이 약 30cm 정도의 공간이 남아 있었던 당시 상황을 증명하는 흔적이라고 소방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시 말해 30cm 남짓이긴 하지만 작게나마 숨을 쉴 수 있는 공기층, 즉 에어포켓이 만들어졌던 것.
이에 30대 남성 생존자는 양 팔로 배관에 매달린 채 버텼고, 50대 여성 생존자는 배관 위로 올라갔다.
완전한 암흑과 적막 속에서 생존자들은 이 에어포켓을 통해 숨을 쉬며 14시간여를 견뎌냈다.
반면 다른 실종자들은 물속에서 숨 쉴 공간을 찾지 못했고 결국 주차장 안쪽 복도와 계단실 쪽에서 사망한 모습으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