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답답한, 작고 어두운 칸에 너를 가둬 두고 가다니… 얼마나 무서웠을까”
기차역 물품보관함에 강아지가 유기됐다 하루 만에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5일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여러 SNS에는 사진 두 장과 짧은 동영상 하나가 공유되며 관련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날 오후 8시, 동대구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던 승객 몇몇은 물품보관함에서 이상한 무언가를 목격했다. 물품보관함 칸 중 하나 창에 뿌연 습기가 가득 끼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자, 놀랍게도 물품보관함 안에는 작고 하얀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다. 승객들은 곧바로 철도경찰에 신고했다.
좁고 문이 꽉 닫혀 있어 밀폐된 보관함 안에서 강아지는 점점 더 숨 쉬기가 어려워졌는지 보관함에는 습기가 꽉 차 있었다.
더욱이 고온으로 인해 습기가 물이 되어 바닥에 뚝뚝 떨어질 정도였다. 조금만 더 늦게 발견됐다면 강아지는 질식사로 죽었을 상황이었다.
출동한 철도경찰은 재빨리 보관함을 열고 강아지를 구조했다. 경찰 품에 힘없이 안긴 강아지는 한 번도 짖지 않았는데, 얼마나 고통스럽고 무서웠는지 무척이나 겁먹은 눈빛이었다.
해당 보관함은 대략 24시간 전인 24일 저녁에 접수됐다고 알려졌다. 강아지는 꼬박 하루 동안 보관함에 갇혀 있었던 것.
몸무게 3kg, 체구도 작고 아직 어린 나이인 이 강아지는 대구 동물보호소로 인계됐다.
동대구역 물품보관함에 유기된 아이
보관함 가방 찾으러 갔다가 윗칸에 갇힌 강아지 일행이 발견해서 경찰에 신고하고 데려가셨는대
바로 보호자 안 나타나면…..
경찰관분들 보관함 접수시간이랑 다 확인하시는거 같던대 pic.twitter.com/xPoZbjK0bs— 후니세상 (@sshchj) September 25, 2022
이와 함께 경찰은 유기범을 잡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 동물권단체 또한 동물학대 고발장을 내기로 하고 조치했다.
기차역에서 발생한 유기 사건인 만큼 CCTV가 도처에 있어 범인을 특정하기는 시간문제였던 상황.
그런데 유기 사건이 발생하고 87시간 만인 오늘(28일) 오전, 20대 남성이 동대구역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남성은 자신이 견주이며 강아지를 넣어 두었는데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동물권단체 케어(Care) 측에 따르면, 대구 동구청은 남성에게 강아지를 반환하지 않고 보호소 및 동물병원에서 강아지를 보호하기로 판단했다.
한편 강아지는 상태가 좋지 않아 오늘(28일)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