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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 3월 개봉 예정이었던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이 각국에서 공개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보이콧 운동도 거세지고 있는데요. 한국도 17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국내 뮬란 보이콧 운동을 이끄는 청년단체 ‘세계시민선언’ 공동대표 이설아 씨를 만났습니다.
Q. 보이콧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A. 영화 ‘뮬란’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확성기가 되고 싶었습니다. 대부분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물을 올리거나 해시태그로 보이콧 운동을 벌이며 항의했지만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방법은 몰랐죠. 그래서 저희가 배운 정치적 방법으로 언론과 인터뷰를 하거나, 시위를 하는 등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논란이 되는 건가요?
A. 홍콩에서 시위대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상황에서 뮬란 역을 맡은 배우 유역비가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SNS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이에 대한 디즈니사의 반응도 문제인데요. 사실 “주연 배우의 발언은 주연 배우 개인의 생각이다. 우리 생각은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을 수도 있었습니다. 굉장히 간단한 일이죠. 하지만 입장 발표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디즈니가 여성 문제와 흑인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유독 중국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입을 다물고 있는데요. 영화 자체를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입장을 표명하라는 단순한 요구에도 응하지 않는 태도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엔딩 크레딧도 논란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위구르족 100만 명 이상이 강제수용소에 구금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굳이 그 곳에서 촬영하고, 엔딩 크레딧에 신장 당국을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한 것은 중국 당국을 옹호한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Q. 국내에서 어떻게 보이콧 운동이 전개되고 있나요?
A. ‘뮬란 보이콧’ 사이트를 개설했고요. 여러 언론들에도 보이콧 운동을 알리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일, 홍콩 국가안전법이 시행된 날에는 디즈니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디즈니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같은 3대 멀티플렉스에도 개봉을 중단해달라는 서한을 보냈지만 마찬가지로 답변은 없습니다.
Q. 보이콧 운동에는 누가 함께하고 있나요?
A. 지난해 홍콩 시위 연대 운동을 대학가에서 시작한 만큼 각 대학 학생회들이 함께 해주고 있습니다. 여러 시민단체나 시민 개개인들도 활발하게 참여를 해주시고 계십니다.
Q. 정치계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정당 차원에서 메시지가 나오는 일은 많이 없습니다. 그게 좀 의아한 부분입니다. 정치권에 계속 행동하도록 요청을 드리고는 있지만 응해주는 의원들은 소수입니다.
Q. 앞으로 일반 시민들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요?
A. 윤리적인 소비를 해야 합니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윤리적인 기업에게 지갑을 여는 겁니다.
Q. 원작 소설과 영화 ‘뮬란’은 어떻게 다르다고 보시나요?
A. 영화를 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지만요. 인권탄압에 동조하고 국가폭력을 옹호하는 배우 유역비의 모습이 뮬란 캐릭터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연기하는 뮬란이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중국 영화 사이트에서 평점 4.8점을 받은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서양의 시각으로 동양 문화를 그린 ‘오리엔탈리즘’ 논란에 빠졌다고 들었습니다. 인권 탄압에 묵인하는 컨텐츠가 어떻게 다른 문화를 배려할 수 있을까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홍콩 시민들은 (국가안전법으로) 피부에 와닿는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그리고 전세계에서 뮬란 보이콧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알고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