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큰 사고가 났다는 뉴스를 본 엄마, 아빠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답장은 끝내 오지 않았다.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54명, 중상자 33명이라고 발표했다.
154명 사망자 중 대부분이 젊은 층인 탓에 부모들은 사랑하는 자녀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앞서 지난 29일 밤 10시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한 직후 여러 언론이 속보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많은 부모가 뉴스를 접하고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에 자녀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24살 딸을 둔 어머니 A씨는 30일 새벽 참사 소식을 듣고 ‘첫째공주’로 저장한 딸의 번호로 전화와 문자를 수십 차례 보냈다.
최근 회사 정규직 필기시험에 합격한 딸은 합격 기념으로 단짝 친구와 이태원에서 놀고 오겠다고 A씨에게 알렸다.
그동안 고생했던 딸이 놀러 간다고 했을 때 A씨는 기쁜 마음으로 “잘 다녀오라”며 화답했다.
그게 마지막 대화였다.
엄마가 애타는 마음으로 수십 통 전화와 문자를 보냈지만, 딸에게선 끝끝내 답장이 오지 않았다.
또 다른 30살 딸을 둔 아버지 B씨는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직접 이태원으로 와서 밤새 딸을 찾아다녔다.
B씨는 사고 당일 딸에게 같이 저녁을 먹자고 했으나 딸은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날 밤 뉴스를 보고 곧바로 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딸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B씨는 급한 대로 메시지도 보냈다. 하지만 연락은 계속 닿지 않았다.
이에 B씨는 30일 새벽 2시께 이태원에 도착,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해밀턴 호텔 부근을 직접 수색하며 밤새 딸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결국 이튿날 딸의 사망을 확인했다.
아빠가 딸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아직도 ‘1’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