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 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10일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이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고 전했다. 고인은 폐렴 등으로 지난 1년여 투병 생활을 했으며 연명치료를 받지 않았다.
1936년 대구 출생인 김 전 회장은 경기중, 경기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에서는 과내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친화력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무역업체에서 회사원 생활을 하다가, 1967년 자본금 500만 원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한 뒤 해외시장 개척과 인수합병으로 대우그룹을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키웠다. 이 과정에서 ‘세계경영’이라는 경영철학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세계경영은 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돌아왔다. 김 전 회장은 분식회계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해외 도피 길에 올라 6년 가까이 떠돌았다.
2006년 징역 8년 6개월, 추징금 17조9253억 원을 선고받았으나, 이듬해 대통령 특사로 사면됐고 이후 주로 베트남 등지에서 생활해오다가 지난해 병세가 악화되자 치료차 입국해 병원에서 치료를 해왔다.
수출 중심 전략에 따라 무리한 빚을 내서 투자하는 차입경영으로 성장한 대우그룹의 발자취는 한국경제가 고속성장 시기와 맞물려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고인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수원 아주대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거행되며,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