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순간, 자신도 압사 사고에 휩쓸렸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더 깔리지 않도록 온몸을 던진 ‘청재킷 의인’의 사연이 화제다.
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앞서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목격된 남성 한 명을 찾는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당시 청재킷을 입고 있던 젊은 남성으로, 이 남성은 참사 현장에서 시민 여러 명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다 참사에 휩쓸린 인터넷 방송 BJ ‘베지터’의 영상에 따르면, 청재킷을 입은 남성이 사람들이 깔리지 않도록 한 자리에서 온몸으로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남성은 단단히 지탱하고 서서 자기 앞쪽의 사람들이 쓰러지는 것을 막고, 다른 사람이 난간 위로 올라가서 몸을 피할 수 있도록 자신의 어깨를 밟을 수 있게끔 내줬다.
또 사람들이 자기 어깨를 밟고 올라서는 와중에도 끝까지 엉덩이를 받쳐주며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후 자력으로 난간 위로 몸을 피한 남성은 다른 시민들과 함께 아래쪽으로 손을 뻗어 계속해서 구조 활동을 이어갔다.
베지터는 “청재킷 형님이 나뿐만 아니라 여러 명을 완전히 감싸 안아서 쓰러지지 않게 힘을 꽉 주고 있었다”며 “넘어지는 순간 큰일 난다면서 믿고 버티라고 마인드컨트롤을 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건물 위로 올라갈 때도 나보고 먼저 올라가라고 했다. 밟으라고 해서 밟고 올라갔다. 날 올려준 이후에도 다른 사람들을 계속 위로 올려줬다”고 설명했다.
베지터뿐만이 아니었다. 트위터에서도 청재킷 남성에게 도움을 받았다며 남성을 찾는 글이 올라왔다.
참사 현장에 있었다는 한 여성은 “바닥에 깔려 죽을 것 같았는데 그때 청재킷을 입으신 분이 본인 다리를 잡고 일어나라고 해서 그분을 붙잡고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청재킷 그분이 저를 벽 쪽에 두고서 조금이라도 공간을 만들어주려고 바깥쪽에서 버티셨다”고 덧붙였다.
청재킷 남성은 사고 현장을 무사히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안타깝게도 동행한 친구를 잃었다고 전해졌다.
남성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다행히 벽 쪽으로 밀렸다. 저는 올라가서 빠져나왔다”면서 “다른 분들은 거의 못 올라가서 제가 약간 힘으로 잡고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친구를 1시간 30분 정도 심폐소생술 했지만 압사당했다”며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다. 나이 먹기 전에 핼러윈 가보자 해서 왔는데 사고를 당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