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사람들은 2020년쯤 되면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타고 다닐 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조선 시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과거시험이 돌아왔다(?).
4일 오전 10시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축구장인 ‘와~스타디움’에서는 안산도시공사의 신규 직원 공개채용 필기시험이 진행됐다.
2,000여 평 규모의 짙푸른 천연잔디 축구장은 좌우 5m씩을 간격으로 두고 140여 개의 책상과 의자가 마련됐다.
책상 하나에 응시생 한 명씩, 필기시험 응시생들은 모두 햇빛을 가리기 위해 모자를 쓴 차림으로 자리에 착석했다.
응시생들은 시험에 앞서 전원 발열 측정과 손 소독 과정을 거치고 시험장에 들어섰으며, 90여 분간 진행된 시험이 끝날 때까지 계속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들은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않고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시험을 치렀다.
이번 야외 필기시험은 사회적 거리 두기 움직임의 일환으로, 안산도시공사가 신규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고심 끝에 짜낸 방안이다.
안산도시공사 관계자는 “필기시험을 연기할까도 고민했다”며 “하지만 취업난에 하루하루 힘든 청년 구직자들을 위해 다소 불편하겠지만 야외 시험 방식으로라도 채용 절차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대부분도 신규 직원 채용 일정을 미루거나 아예 취소하면서 청년 취업난이 극심한 가운데 이런 채용 방식은 취업준비생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이들은 “취준생 입장에서 진짜 좋다”며 “2월부터 각종 자격증 시험, 필기시험 다 취소되고 연기되는데 이렇게라도 보게 해주면 좋은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직자가 아닌 이들도 다소 유쾌하다는 반응이다.
다른 누리꾼들은 “돌아온 과거시험”이라며 “붙은 사람은 개나리로 어사화 만들어서 달아주자”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