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초 국정연설에서 ‘특별 게스트’로 깜짝 소개해 주목받은 ‘목발 탈북자’ 지성호씨가 9일(현지시간) 북미 비핵화 협상에 북한 인권문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 인권 활동가인 지씨는 이날 워싱턴DC에서 미 북한인권위원회가 주최한 ‘탈북자들이 바라보는 남북 평화 프로세스’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종전선언에 앞서 북한 인권이 거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씨는 “북한 인권 활동가로서 북한 인권문제가 북핵 협상에, 종전선언 어젠다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북한 인권을 얘기하지 않으면 북한은 인권문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가장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종전선언이기 때문에 북한 인권문제를 이에 앞서 다뤄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씨는 “북한 주민이 겪는 인권문제의 해결 없는 그러한 평화는 바라지 않는다”며 “북한 인권은 평화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거론되지 않는 것은 “북한이 말하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새해 국정연설에서 ‘꽃제비’ 출신 지성호 씨의 사연을 소개하며 북한 정권이 도덕적으로 타락(depraved character)했다고 정면 비판했다. 미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미국 하원 본회의장에서 직접 연설을 지켜보던 지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소개하자 목발을 들어 보이며 울먹인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지씨가 목발을 짚고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거쳐 수천마일을 여행한 끝에 자유를 찾았다”며 “지성호의 이야기는 자유를 향한 모든 인간 정신의 증거”라고 말했다.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지씨는 ‘꽃제비'(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북한 어린이) 출신으로 16세 때 먹을 것이 없어 석탄을 훔치다 달리는 화물열차에서 떨어져 사고를 당해 쪽 팔과 다리를 잃었다.
지씨는 지난해 한 방송에서 “석탄을 실은 화물 열차에서 떨어져 왼팔과 한쪽 다리를 잃었다”며 “마취도 없이 팔과 다리가 절단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