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9월 있었던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남측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며 면박을 줬던 사실이 알려졌다. 이는 방북 기업인들에게 조속한 투자를 종용하면서 나온 말로 알려졌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 인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와 국가의 자존심 모욕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3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 위원장의 냉면 발언은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리 위원장이 최고 권력자에 대한 충성 맹세의 의미로 한 말일 수도 있다”면서도 “이런 언행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문재인 대통령도 힘들게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런 발언을 들은 국내 기업 총수들도 대북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국내 여론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남북회담에서 북한이 결례를 하는 경우가 몇차례 있었는데 그 때마다 북측 대표가 교체되기도 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북측의 사과나 그에 걸맞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존심을 못 지키면 국가가 아니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보다보다 험한 꼴을 다 본다”며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항의는커녕 남북 간에 속도를 내자는 뜻이라고 변명까지 해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만 해도 북한 1년 예산의 일곱배 수익을 내는 기업이다. 우리 알토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무뢰배 같은 작자들에게 희롱당할 이유가 있을까”라며 “국민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하면 국가라고 할 수 없다. 통일부장관은 이 사태에 대해 북측에 엄중히 항의하고 사과를 받아내지 못하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리선권은 10·4 선언 11주년 행사 때도 조명균 장관이 약속 장소에 2~3분 늦게 나타나자 “단장부터 앞장서야지 말이야”라고 했다. 조 장관이 “고장 난 시계 때문”이라고 하자 리선권은 “관념이 없으면 시계가 주인 닯아서 저렇게 된단 말이야”라고 면박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