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새끼고양이 살려낸 美참전용사 사망

6.25전쟁 당시 어미 잃은 새끼 고양이에게 우유를 먹이는 모습으로 전세계에 알려진 미 해병대 참전용사가 사망했다.

28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프랭크 프레이터(Frank Praytor) 상사가 지난 10일 뉴멕시코주 자택에서 건강 악화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향년 90세였다.

미 해병대 1사단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프랭크 상사는 1952년 10월, 강원도 홍천 인근에 위치한 벙커힐에서 고지를 사수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사진=6.25전쟁 당시 인해전술로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공군.(국가보훈처 다음블로그)

당시 중공군은 시간당 1천 발에 이르는 엄청난 곡사포와 박격포를 쏘아대며 총공세를 펼쳤지만 미 해병대는 필사적으로 고지를 지켜냈다.

그때 벙커 근처에서 해병대의 총격으로 어미를 잃은 새끼 고양이를 발견한 프레이터 상사는 스포이트로 캔 우유를 먹이는 등 새끼 고양이를 살뜰하게 보살펴줬다.

그의 전우인 마틴 라일리 하사는 새끼 고양이를 살려내기 위해 프랭크 상사의 모습을 지켜보다 사진으로 남겼는데, 나중에 AP, 뉴욕타임스 등 전 세계 1700개가 넘는 신문에 실리는 등 특종이 됐다. 참혹한 전쟁 중에도 작은 생명을 정성껏 돌보는 그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사진=프랭크 프레이터 상사의 최근 모습(Stars and Stripes Museum & Library)

프랭크 상사는 이 고양이가 잘못된 시간, 잘못된 장소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로 ‘미스 햅’(Miss Hap)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프랭크 상사가 미국으로 떠난 후 미 해병대 공보부처에 맡겨진 미스 햅은 공보부처의 마스코트가 되면서 해병대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의 친구이자 전우였던 차스 헨리(Chas Henry)는 “전쟁터에서 새끼 고양이를 돌보는 이 사진은 단지 귀여운 것이 아니라, 그의 성품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랭크 상사는 1954년 해병대를 전역한 뒤 홍보와 광고 일을 하다가 1992년부터 프리랜서 작가와 홍보 컨설턴트, 부동산 중개업자 일 등을 해왔다.

양민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