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정부 고소…전 세계에 中체제 본질 드러내

화웨이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건 데 대한 반응은 ‘냉소적’이다. 미국 언론은 이 같은 행보는 중국 공산정권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으로, 자유 체제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자 미·중 갈등의 핵심을 부각했다고 논평했다.

화웨이는 7일(현지시간) ‘미 국방수권법’의 화웨이 관련 금지령이 미국 헌법에 어긋나 텍사스 연방법원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화웨이는 외신기자를 모집해 회사 홍보팀에 합류시키고 해외 언론에도 대대적인 광고를 게재하는 한편, 트위터 홍보 활동을 강화해 미국의 사법제도를 비판하고 있다.

미 의회는 지난해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켜 화웨이 등 중국 회사의 통신장비 구매를 금지했다. 미 국회의원들과 정부 관리들은 중국 정부가 화웨이 등 중국 회사의 장비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 정계가 중국 회사 장비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국가정보법’ 제7조가 모든 조직과 공민은 국가의 정보 업무를 지지, 협조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5G 네트워크 장비 및 기술 사용을 자제할 것을 동맹국에 권고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최근 관련국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할 경우 미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서 외국기업이 당국을 고소하는 건 불가능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쿨판은 화웨이가 미국 정부를 고소한 데 대해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에서는 감히 (화웨이와) 같은 일을 시도하려는 외국 기관은 없다”고 논평했다.

쿨판은 “중국에서 운영하는 외국 회사가 대중 여론에 직접 도전하고, 심지어 중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이런 기회를 얻을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고 했다.

쿨판은 화웨이가 몇 달간 해외에서 강도 높은 로비를 벌인 것은 중국과 서방의 이런 불균형을 이용해 중국 스파이 활동 가능성에 대한 각국의 의구심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화웨이, 공산당 ‘적반하장’식 수법 사용

화웨이가 서방세계의 자유 체제를 이용해 선전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은 중국 공산정권의 상투적인 수법이기도 하다. 중국은 선진국의 개방된 체제를 이용해 대대적인 선전을 벌이지만, 중국에서는 자국인에게든 외국인에게든 똑같은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

쿨판은 자신의 칼럼에서, 중국이 중국 국민의 트위터 사용을 금지하면서도 화웨이가 트위터를 이용해 미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막지 않았고, 수십 개의 관영언론과 정부기관이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정부를 선전하는 것도 막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언론의 한 편집장은 심지어 트위터 글을 통해 자주 외국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쿨판은 “그가 트위터를 통해 중국 정부를 비판한다면 붙잡혀 구치소에 갇힐 것이다”고 했다.

쿨판은 화웨이가 최근 미국 및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우리는 화웨이가 캐나다와 미국의 자유롭고 정당한 절차를 이용해 자신의 권리를 변호하는 것을 ‘환영’해야 한다. 서구 사회와 중국 정부의 본질적 차이가 뚜렷이 드러나 개방적인 자유 제도의 내적 파워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자유주의 가치관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결코 흥정의 카드로 삼을 수 없다”고 했다.

중국 네티즌 “화웨이가 ‘미국의 위대함’ 증명”

워싱턴포스트는 화웨이의 소송은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많은 중국인이 놀랍게도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한 중국 네티즌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진짜 고소를 할 수 있다는 건 충격적이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오늘날 중국에서 외국 회사들이 중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고 했다. 중국 지도부는 줄곧 서방의 사법독립을 반대해 왔으며, 서방의 헌정체제에 보조를 맞춰서는 안 된다고 선언했다. 이 밖에도 중국 당국은 반체제인사, 소수민족, 종교단체 인권변호사 등을 엄격히 단속하는 것으로 국가의 ‘불안’을 피해왔다.

이와 함께 중국 지도부는 변호사와 판사를 적극적으로 양성해 중국인에게 법 활용을 배울 것과 특히 국제무대에서 외국 세력에 반대하는 ‘무기’로 삼을 것을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내 미국 기업과 단체들은 중국에서 줄곧 열세에 처해있을 수밖에 없다. 법률적 논란 사건에서 외국인은 독립된 법원으로부터 공정한 평결을 받을 수 없으며, 많은 회사는 아직도 중국 당국의 제한으로 인해 오랫동안 중국 시장에서 배제돼 왔다.

옥스퍼드대 중국센터의 조지 매그너스 이코노미스트는 워싱턴포스트에 “외국 회사 차원에서는 중국에 법치가 없고 공산당의 법만 있다”고 했다.

웨이보 사용자 ‘아야치수슈우’는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은 원래 불가분의 존재로, 글로벌 무대에서 화웨이는 공산당의 이익을 대표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사용자인 야당쯔이지아투는 “화웨이가 마침내 미국의 위대함을 증명했다”고 썼다.

Epoch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