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이준서,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서 1,2위
이해할 수 없는 패널티 판정으로 실격 처리
대신 올라간 중국, 나란히 금메달·은메달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한국 선수 2명이 각각 조 1, 2위로 들어왔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했다.
대신 결승에 진출한 중국 선수들은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었다. “미리 설계된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한국에서 나오고 있다.
7일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며 TV와 스마트기기를 통해 올림픽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중국에서 벌어지는 불공정을 눈으로 목격해야 했다.
이날 오후 9시 40분(한국시간)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부문 남자 1000m 준결승이 열렸다.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 1조에 황대헌, 2조에 이준서가 진출했다. 1조에서는 황대헌이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지만, ‘뒤늦은 레인 변경’으로 중국 선수들을 방해했다는 심판진 판단에 따라 실격을 당했다.
경기 중계화면에서는 중국 선수가 황대헌 선수를 잡으려고 고의로 무릎을 잡는 반칙을 저지르는 모습까지 포착됐지만, 반칙이 선언된 것은 오히려 황대헌이었다.
2조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준서가 2위로 들어왔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레인 변경 반칙’ 판정을 받아 실격했다.
두 한국 선수의 실격으로 조3위였던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진출했고, 결국 런쯔웨이가 금메달, 리원룽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대헌과 이준서는 경기 후 충격을 받은 듯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두 선수 모두 편파 판정에 대한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고 자리를 떴다.
한국 해설자들은 “옷깃만 스쳐도 실격인가”라며 “한국 선수들이 줄줄이 탈락하고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올랐다. 이해할 수 없는 실격”이라고 말했다.
중국 문제 전문가들은 “중국 공산당은 자국 스포츠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이를 체제 선전 수단으로 삼는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더욱 그러한 성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동안 한국이 휩쓸던 쇼트 트랙은 중국이 호시탐탐 노려온 분야였다. 중국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을 이끌었던 김선태 감독을 비롯해 트레이닝 코치까지 한국 출신을 영입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도 중국으로 불러들였다. 안현수는 수석코치에 해당하는 기술코치로 중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또한 중국 선수들이 편파 판정의 도움까지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는데, 이날 경기에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신장 위구르 학살, 티베트족 억압 등 중국 공산당의 인권탄압을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눈감아 주면서 허용됐다는 비판 속에서 개막됐다.
인권탄압은 정권의 이익을 위해 주민들의 권리와 행복을 박탈하는 행위다.
4년간 땀흘린 외국 선수들이 ‘텃세’, ‘홈 이점’ 등의 이름으로 꿈이 짓밟힌다면 이는 또다른 형태의 인권탄압이라는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