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대륙 카리브해에 위치한 국가 아이티(Haiti)는 국민의 80%가 절대빈곤에 시달리는 최빈국이다.
풍요로운 자원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매력적인 국가였던 아이티는 현재 지옥 그 자체로 불릴 만큼 폐허가 된 상태다.
국민들의 절대다수가 가난에 허덕이며, 수많은 사람들이 만성 영양실조로 고통을 받고 있다.
아이티에 불어닥친 재앙은 지난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서구 열강들은 아이티를 두고 자원 수탈, 노동력 착취, 세력 다툼을 이어가면서 ‘식민지배’했다. 이 과정에서 토착민이 대량 학살을 당했다.
세력 다툼에서 최후의 승자로 남은 나라는 프랑스였다. 프랑스는 오랜 기간 아이티를 식민 통치하면서 경제적 수탈을 지속했다.
그러던 중 미국의 독립 전쟁, 프랑스 혁명 등의 영향으로 아이티에는 독립의 희망이 피어나기 시작했고, 혁명이 일어나면서 비로소 자유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1825년 프랑스가 ‘식민지 배상금’을 요구하면서 더욱 악화됐다.
프랑스의 주장은 “너희를 독립시켜줄 테니, 대신 우리에게 배상의 명목으로 돈을 지불하라”였다.
즉, “식민 통치하면서 나라를 발전시켜주고, 인프라를 구축해줬으니 ‘근대화 배상금’을 달라”는 것이었다.
프랑스가 요구한 배상금은 1억 5천만 프랑(한화 약 1770억원)이었다. 아이티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하고 무자비한 금액이었다.
프랑스는 유럽 열강들과 함께 아이티를 압박했다. “배상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독립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어쩔 수 없이 배상금을 물게 된 아이티는 미국, 독일 등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까지 했다.
배상금은 이후에 9천만 프랑(약 1천억원)으로 줄었지만, 아이티는 이 돈을 갚는데 무려 123년이나 걸렸다. 비로소 1947년 배상금을 모두 지불하고 완전한 자유를 찾은 것이다.
그러나 후유증은 여전히 아이티에 남아 국민들을 고통에 몰아넣고 있다. 배상금을 지불하는데 모든 재정을 탕진한 아이티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전락해버렸다.
아이티 국민들은 “우리가 프랑스에 ‘자유의 대가’를 지불하면서 온 국민이 피폐해졌다. 그렇지 않았다면 더 나은 시대를 살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아이티에서는 “프랑스가 배상금 명목으로 강탈한 돈을 다시 돌려달라”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5년 당시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은 아이티를 방문해 “아이티에 대한 ‘도덕적’ 부채가 분명히 있다”라면서도 배상금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