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출범한 한미 워킹그룹과 관련 “양국이 상의 없는 단독 행동을 하지 않게 할 것”이라면서 “한국에 북한의 비핵화가 남북관계 증진에 뒤처지지 않도록 보장하길 원한다”라고 밝혔다.
남북관계가 비핵화보다 일방적으로 속도를 내고 앞서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미국 측이 양국 간 이견을 직설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20일 오후(현지시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한국 대표단이 스티브 비건 대북 특별대표와 워킹그룹 1차 회의를 위해 국무부 청사에 도착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남북관계와 비핵화 조율을 위해 한국 정부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이것이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한미 사이 완전한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그 과정을 공식화하는 워킹그룹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킹그룹은 우리가 서로 다른 소리를 내지 않으며 상대방이 모르거나 의견과 생각을 제공할 기회를 갖지 못한 상태에선 단독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워킹그룹이 사실상 남북관계가 비핵화를 앞서갈 수 없도록 붙잡는 장치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에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비핵화가 남북관계의 증가량에 뒤처지지 않도록 보장하길 원한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비핵화와 남북관계)을 함께 나아가는 2인용 자전거이며, 중요한 병행 과정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남북관계 추진 속도에 대해 비공개로 불만을 표출한 건 평양정상회담 하루 전인 9월 17일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남북군사합의서에 대해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강력히 항의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AP통신은 “폼페이오가 남북 유대관계 확대에 경고 목소리를 냈다”며 “한국은 지난달 대북 독 제재를 일부 해제하려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승인 없이 아무것도 못한다’고 강조하자 물러선 적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