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 있는 중국 영사관에서 총기 테러가 벌어져 경찰관 2명과 테러범 3명 등 5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는 파키스탄에서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벌이는 중국에 반발한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과 AFP통신 보도를 종합하면, 테러범 3명은 23일(현지시각) 오전 9시30분쯤 총과 수류탄을 사용해 중국 영사관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경비원들과 총격전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파키스탄 경찰 2명이 사망하고, 중국인 경비병 1명이 중상을 입었다. 테러범들은 사건 현장에서 사살됐다.
사건 이후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이 배후를 자처했다. BLA는 파키스탄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인 발루치스탄 남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분리주의 무장단체 중 한 곳이다.
BLA 측은 공격 직후 AFP통신 등에 전화를 걸어 “우리가 공격을 수행했고, 우리의 행동도 계속될 것”이라며 “중국은 우리의 자원을 착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루치스탄은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의 핵심 구역이다. CPEC은 중국 서부 신장지구와 아라비아해 인근의 파키스탄 과다르항을 잇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 사업으로, 중국은 이 사업 추진에 460억 달러(약 52조원)를 쏟아부었다.
이는 65개국의 육로와 해로를 연결하는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중에서도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상환 능력을 초과하는 대규모 투자금이 부채 위기를 촉발했고 결국 파키스탄 정부는 부채 급증과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를 재고해야 한다는 여론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앞서 임란 칸 총리는 CPEC 사업을 비롯해 620억 달러(약 70조원)에 달하는 중국과의 인프라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테러 행위에 반대한다며 CPEC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