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진상’ 관광객 탓에 문화재 훼손 등으로 몸살을 앓아온 이탈리아 로마시가 강력 대응에 나섰다.
로마시는 관광객에 의한 유물 훼손과 무질서를 예방하기 위해 새로운 처벌규정을 마련했다고 AP 통신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시장은 “유네스코가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도시를 파괴하는 자들에게 관용은 없다”며 규제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새 규정 도입으로 앞으로는 건물이나 동상 등에 올라가 술을 마시거나 음식물을 먹는 행위가 금지된다.
식수대에 있는 물을 마실 때도 입술을 대고 마시면 안 된다. 웃옷을 벗고 돌아다녀도 당국의 제지를 받는다.
옷을 벗은 상태로 분수에 들어가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유적에 ‘사랑의 자물쇠’를 채우는 행위도 벌금 부과 대상이 된다.
버스나 트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행위도 역시 처벌 대상이다. 고대 로마군인 복장을 하고 함께 사진을 찍어준 뒤 돈을 요구하는 것도 금지된다.
처벌규정 가운데 다수는 그동안 간헐적으로 생겨났다가 사라지기도 했다. 그러나 시의회에 관련 조례를 표결 처리하면서 앞으로는 항시 적용된다.
특히 정도가 심한 규정 위반자의 경우 시 당국이 48시간 동안 중심지에서 추방할 수도 있으며, 최악의 경우 ‘반사회적 행위 금지 명령'(ASBO)도 내릴 수도 있다.
관광지 꼴불견 행위를 막기 위해 처벌규정을 도입한 것은 로마뿐만이 아니다.
피렌체시는 우피치 광장에서 음식물을 섭취하다가 적발되는 사람에게 최대 500유로(약 66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조례를 제정했다.
베네치아시 역시 산마르코 광장의 지정된 장소 이외에서 음식물을 먹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