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러 들어간 집 너무 지저분해서 깨끗이 ‘청소’해주고 간 도둑

By 윤승화

도둑이었을까, 우렁각시였을까.

지난 23일(현지 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사는 네이트 로만(Nate Roman, 44)이 겪은 일화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앞선 이달 15일 로만은 아침 일찍 출근한 뒤 퇴근, 다섯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순간, 로만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침에 분명히 문을 잠그고 나갔는데 문이 열려있었던 것. 반대로 항상 열어 두는 다른 쪽 문은 닫혀 있었다.

분명히 누군가 집에 침입했다. 도둑일까 생각하며 불안감에 휩싸인 채 현관문으로 들어선 로만. 하지만 그런 로만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Facebook ‘Nate Roman’
Facebook ‘Nate Roman’

장난감으로 어지러웠던 아들의 방이 구석구석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아침까지 지저분했던 로만의 방도 마찬가지였다. 먼지로 가득했던 바닥 역시 청소기로 누군가 깨끗하게 밀어놓았다.

그 누군가는 여기에 한술 더 떠 욕실에는 두루마리 휴지로 호텔에서처럼 장미꽃을 만들어놓기까지 했다. 화장실 타일에서 반짝반짝 윤이 나는 것은 물론이었다.

로만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안을 수색했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도난당하거나 파손된 물건도 없었다.

유일한 목격자는 로만이 키우는 애완 도마뱀뿐. 증언을 들을 수도 없는 해괴한 사건에 경찰은 “이런 일은 본 적이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고.

도둑질하러 왔다가 너무 더러운 집안 모양새에 훔칠 마음이 사라져 버렸던 걸까.

로만은 사건 이후 현관문 열쇠를 교체했다. 하지만 두루마리 휴지로 만든 장미는 보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