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내진기술 애플 본사, 지진 진동 80%까지 감소”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의 본사가 지진에 의한 진동을 80%까지 줄이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원형 반지 형태인 애플 본사는 그 둘레가 거의 1.6㎞에 달한다.

NYT는 “(규모를 고려할 때) 이 건물이 실제로 땅에 붙어 있지 않다고는 상상하기 어렵다”며 “가끔 불리는 ‘우주선’이란 별명처럼 애플 본사는 매머드급 기술의 사례”라고 보도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다른 건물들의 경우 지진 이후 손상을 입고 몇 달까지는 아니어도 며칠간 기능이 마비되겠지만 애플 본사는 대형 지진 후에도 즉각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 신사옥 이미지 앞에 선 팀쿡 애플 CEO /JOSH EDELSON/AFP/Getty Images

이 건물에는 미국에서도 일부에만 적용된 이른바 ‘지반 격리'(base-isolation) 기술이 적용돼 있다. 건물이 직접 땅과 맞붙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건물의 바닥은 692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스틸 받침(saucer) 위에 얹혀 있는데 지진 등으로 땅이 흔들리면 이 건물은 이 받침 위에서 어느 방향으로든 4피트(약 1.22m)까지 움직일 수 있다.

NYT는 “접시 위에 정육면체 얼음이 있다고 상상해보라”며 “접시를 흔들면 얼음은 미끄러지며 거의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다”고 설명했다.

애플 본사 건물 내 스티브 잡스 극장 /Michael Short/Getty Images

애플의 최고디자인책임자인 조니 아이브는 생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이런 지반 격리 기술이 본사 건물과 그 안에 있는 우수한 인재들의 보호에 핵심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이브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자신의 자택도 지진에 더 강한 저항력을 갖도록 하기 위해 4년에 걸쳐 개조했다.

잡스는 당시 지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일본에서 건물을 설계하는 방식 등 일본의 공학기술에 크게 영감을 받았다고 아이브는 말했다.

애플 본사에는 9천명 이상의 엔지니어와 애플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데 이 건물은 자체 전력 공급설비와 다채로운 과실수들이 심어진 아트리움(기둥 없는 안마당)을 갖추고 있다. 이 과실수 중에는 다양한 품종의 사과들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애플 본사 신사옥 /Justin Sullivan/Getty Images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 본사는 건설비로 무려 50억 달러(약 5조9천억원)가 소요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