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학원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원숭이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셀(Cell)’이 24일 발표했다.
원숭이를 복제한 곳은 중국 상하이에 소재한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다.
연구진은 핵을 제거한 원숭이의 난자에 체세포에서 빼낸 세포핵을 주입하는 체세포핵치환 기법으로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두 마리의 새끼를 탄생시켰다.
이는 지난 1996년 7월 영국에서 태어난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에 사용된 복제 방식과 같은 기술이다.
이번 실험에서는 109개의 복제 수정란을 만들고, 이를 21마리의 원숭이 대리모에게 나누어 착상시켜 6마리가 임신에 성공했고 5개월 후 이 중 2마리가 새끼를 낳았다.

그동안 양과 돼지, 소, 개 등 23종의 동물이 복제됐지만, 영장류 복제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99년 미국 오리건 영장류연구센터가 테트라(Tetra)라는 이름의 암컷원숭이를 복제했지만 DNA 이식과 관련 없는 배아분리기술이 사용됐다.
중국 연구진은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복제 원숭이를 보급해 신약 연구에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장류 복제·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기존과 다른 차원의 윤리적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영국 BBC방송은 ‘위협인가, 인류를 도와주는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로빈 러벨배지(Robin Lovell-Badge) 교수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복제 기술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위험한 과정”이라며 “이번 논문으로 인류 복제의 문이 열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영장류 실험을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정부의 지원 하에 수십만 마리의 원숭이를 확보하고 연구에 적극 나서는 등 역주행을 감행했다. 이번에 태어난 원숭이도 79번의 실패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전 세계 실험용 원숭이의 90% 정도가 중국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영국과 네덜란드 등에서는 영장류에 대한 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양민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