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8월 중국 윈난성을 여행하던 중 실종된 미국인 대학생 데이비스 스네든 씨.
중국 당국은 그가 강에 빠져 사망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놨지만 이후 북한 당국에 의해 납치됐을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아버지 로이 스네든 씨는 지난 5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귀환한 미국인 3명을 보며 아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돌아온 미국인들의 얼굴을 보면서 아들도 집으로 돌아올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했어요.”
14년 전, 아들의 실종 소식을 전해 들은 스네든 씨의 부모는 처음에는 아들이 협곡 아래 강으로 떨어져 숨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랜 수색 작업에도 불구하고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고, 대신 북한에서 그를 목격했다는 주장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성용 납북자 가족모임 대표는 지난 2016년 영국 데일리메일을 통해 “스네든이 현재 평양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살고 있다. 북한 여성과 결혼해 두 자녀가 있다”고 전했다. 스네든은 윤봉수라는 한국이름을 갖고 있으며 그의 북한 아내 이름은 김은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또 “스네든이 처음에는 영어교사로 일 했지만 나중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김정은과 그의 여동생 김여정에게 영어를 가르쳐 왔다”고 보도했다.
그후 미국 상하원에선 스네든 씨 납치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제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당시 스네든 씨가 북한 관리들에 의해 납치됐다는 것을 입증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긴밀히 주시하면서 중국 현지 당국과 협의하고 있지만 실종 이유를 추측할 수는 없다는 것.
하지만 어머니 캐슬린은 미국 정부가 북한 당국의 납치 가능성을 포함해 아들의 실종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아들이 그곳에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북한으로부터 또다시 ‘노’라는 대답을 들어도 놀라지 않을 것이며, 그렇다고 그들의 말이 사실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국무부에서는 납치 증거가 없는 것으로 귀결됐지만 미 의회는 이 사건을 여전히 추가 조사가 필요한 의제로 올려놓고 있다.
스네든의 고향인 유타 주의 마이크 리 상원의원과 크리스 스튜어트 하원의원은 그의 행방을 찾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하원과 상원에 제출한 바 있다.
스네든의 어머니는 14년 전 대학생의 모습으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아들을 잠시도 잊어 본 적이 없다며 아들을 품에 안아보는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살아있다는 걸 난 마음 속에서 느낄 수 있어요.” “아들을 꼭 안고 사랑한다고, 보고 싶었다고 말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