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교수, 1969년 발신된 대학 졸업 축하전보 받아
수십 년 전 대학 졸업 때 친구가 보낸 축하 전보를 뒤늦게 확인한다면 느낌이 어떨까. 영화에서나 봤음직 한 일이 실제 미국에서 일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시간주 소재 오클랜드대 교수인 로버트 핑크는 최근 통신업체 ‘웨스턴 유니언’을 통해 발신된 전보(電報) 한 통을 받았다.
무려 50년 전인 1969년 그가 미시건대(앤아버)를 졸업할 당시 친구들이 보낸 졸업 축하 전보였다.
전보는 전신을 이용한 문서 배달 서비스다. 과거 긴급 연락 수단으로 활용됐으나 1980년대 전화 등 다른 통신 방식이 보편화하면서 사용이 급감했고 현재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웨스턴 유니언 역시 2006년 전보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핑크 교수가 대학 졸업 반세기 만에 축하 전보를 받은 사정은 이렇다.
애초 해당 전보는 핑크 교수가 대학을 졸업한 그해 몇몇 친구들과 함께 살던 미시간대 인근 아파트로 전달됐다.
하지만 당시 대학원 진학을 앞둔 핑크 교수는 전보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파트를 정리하고 대학원이 있는 뉴욕으로 떠난 뒤였기 때문이다.
이 전보는 작년 12월 앤아버에 본사를 둔 디지털 마케팅 업체인 ‘아이콘 인터랙티브'(ICON Interactive)의 한 낡은 서류 캐비닛 속에서 발견됐다.
전보를 발견한 업체 직원 크리스티나 재스케는 “실제 전보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캐비닛 안을 뒤져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재스케는 전보 종이에 적힌 핑크 교수의 이름을 보고선 인터넷을 통해 그의 소재를 확인했다고 한다.
뒤늦게 전보를 전달받은 핑크 교수는 감격스러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 전보로 인해 대학 시절 추억들과 ‘죽마고우’의 모습들이 가슴 속에서 새록새록 되살아났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 전보를 보낸 친구들이 이미 세상을 떠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 수 없다는 점을 애석해했다.
핑크 교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달리 전보를 보내려면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그들이 그 정도로 나를 생각해주고 정성을 기울였다는 게 감동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