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정치 불안이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유럽 증시는 물론 미국증시도 일제 급락했다. 코스피도 30일 2,400선까지 급락했다.
이는 유로존 3대 경제국 이탈리아가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지난 3월 총선에서 EU 탈퇴를 주장하는 두 정당 ‘오성운동’과 ‘동맹당’이 승리했지만, 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이 두 정당이 추천한 경제 장관 후보 승인을 거부하면서 연립정부 구성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IMF 고위관료 출신인 카를로 코타렐리 교수를 임시 총리로 지명했지만, 의회 인준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80일 넘게 무정부 상태에 있는 이탈리아는 이르면 오는 7월 29일 조기 총선을 치를 전망. 오성운동과 동맹당의 연정이 실현되면 EU 탈퇴 가능성이 높다.
이에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던지고 안전자산으로 몰려들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실제 EU를 탈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위험이 있다. 이탈리아가 유로존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나라라는 점이다.
3월 말 현재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는 2조 3000억 유로(약 2891조 원)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131%에 달해 EU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 다음으로 높다.
이탈리아가 재정 위기로 8년 동안 구제금융 신세를 졌던 그리스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오성운동과 동맹당이 내세운 연금 개혁 완화, 최저 소득, 감세 등의 정책들은 재정 적자 규모를 크게 늘릴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