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연히 중국 예능을 보다가 깜짝 놀랐네요.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 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쎄쎄쎄로도 유명한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요, ‘반달’이 중국에서 유명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중국 조선족 민요’로 소개하면서 부르는 장면을 보게 되었거든요.
최근 중국 베이징TV의 간판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래 경연 프로그램 ‘과계가왕(跨界歌王)’에서는 출연자들이 한국 동요 ‘반달’을 편곡해 부르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자막을 통해 ‘반달’을 중국 조선족의 민요로 소개했다. ‘반달’의 뿌리가 중국이라고 명시한 것.
‘반달’은 한국의 아동문화운동가 윤극영(1903~1988)이 1924년 작사·작곡한 동요로,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다. 한국인들에게 100년 가까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950년대에 이르러 ‘반달’은 중국어로 번역돼 중국에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1979년에는 중국 음악 교과서에도 채택되며 ‘하얀 쪽배(小白船)’라는 제목으로 중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많은 사랑을 받는 것과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게다가 중국 방송에서 중국 민요로 소개된 ‘반달’은 사실 윤극영이 일제강점기 당시 나라를 빼앗긴 조선의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만든 노래.
한글로 된 가사에는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 나라로,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라는 대목이 있다. 당대 조선인들은 이 노래를 부르며 나라 잃은 설움을 달랬다.
실제 윤극영 또한 “외로운 반달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민족이 처한 슬픔을 떠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작곡가가 일제강점기 조선 어린이들을 위해 만든 노래가 중국 노래로 소개된 데 대해 국내 누리꾼들은 “또 다른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