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 스쿨존에서 음주운전으로 9살 초등학생이 숨졌다. 경기 하남에서는 분식집을 운영하며 자녀 셋을 키우던 49세 가장이 음주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모두 지난 주말 동안 벌어진 사고다.
같은 주말 지상파 한 프로그램에서는 음주운전 이력이 세 번이나 있는 한 연예인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음주운전 사고를 둔 모순이다.
이런 가운데 옆 나라 일본에서는 음주운전 사망자가 90%나 줄어들었다. 해당 소식이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 공유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KBS 뉴스 산하 채널 유튜브 ‘크랩’에는 ‘일본의 음주운전 사망자가 10분의 1로 줄어든 이유’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게재됐다.
이에 따르면, 2002년까지 연간 1000명대를 넘기던 일본의 음주운전 사망자 수는 무슨 일인지 2003년부터 갑자기 급감하기 시작, 2019년에는 10분의 1 수준인 176명으로 떨어졌다.
대체 일본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일본 음주운전 사망자는 해마다 1000명이 넘었다. 그러다 1999년과 2000년, 일본의 음주운전 역사를 바꾼 사고 두 건이 발생했다.
1999년 음주운전을 하던 한 트럭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 가족 여행 중이던 승용차를 치었고, 차는 그대로 불에 붙었다. 불이 난 차 안에서는 어린 두 자매가 숨지고 말았다.
가해자가 받은 형량은 징역 4년이었다. 당시 일본 법 규정상 상한이 최대 5년이었기 때문에 징역 4년이 내려진 것.
이듬해인 2000년에는 음주운전 사고로 대학생 2명이 사망했다. 해당 사고의 가해자 또한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현재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의 형량이다.
적은 형량에 분노한 피해 자녀 부모들은 법 개정을 위한 운동을 펼쳤다. 모두 37만명이 서명했다. 부모들은 이를 정부에 전달했다.
2001년 일본 국회는 이를 받아들여 일본 음주운전 법을 개정했고,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가해자에게 최고 30년까지 유기징역이 가능한 강력한 처벌법을 만든다.
법이 바뀌면서 높은 형량이 줄줄이 선고됐다. 이때부터 일본의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일본 음주운전 처벌이 한 번 더 강화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대교 위를 질주하던 음주운전 차량이 일가족 5명이 타고 있던 승용차와 추돌했다.
가족이 탄 승용차는 바다로 떨어졌다. 부모는 간신히 빠져나와 살았지만 뒷자리에 있던 어린아이들 셋은 모두 목숨을 잃었다.
해당 사고를 낸 음주운전 차량에는 음주운전자 말고도 조수석에 동승자가 함께 있었다.
운전자는 징역 20년 형량을 받았다. 반면 옆자리에 앉아 음주운전을 방조한 동승자에겐 아무 처벌이 내려지지 않았다.
일본 열도는 다시 한번 들끓었고 결국 이 사고를 계기로 일본은 음주운전 동승자 말고도 음주운전자에게 차와 술을 제공하는 사람까지도 처벌하는 조항이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