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봇G’와 똑같네” 사람이 들어가서 춤춘 러시아 ‘첨단로봇’

By 남창희

2013년 개봉한 일본영화 ‘로봇G’에서는 70대 노인이 속에 들어가 움직이는 ‘가짜 로봇’이 등장한다.

한 중소 가전업체의 연구원들이 로봇 박람회를 앞두고 초보적인 수준의 로봇을 개발했지만, 실수로 박살을 내자 로봇 껍데기에 노인이 들어가도록 해 위기를 모면한다는 줄거리다.

영화 ‘로봇G’ 스틸 컷
영화 ‘로봇G’ 스틸 컷

‘로봇 분장 쇼’인 줄만 알았던 노인은 박람회장에서 시키지도 않은 춤을 추고, 연구원들은 가짜임이 들통날까봐 진땀을 뺀다.

그런데 이처럼 영화에서나 볼법한 사기극이 실제로도 일어나 충격과 쓴웃음을 안겼다.

영국  BBC의 지난 12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채널 ‘러시아24’는 한 프로그램에 ‘첨단로봇’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IT포럼 중계방송이었던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포럼 주최 측에서 소개한 ’보리스(Boris)’라는 이름의 2족보행 로봇이었다.

제발로 걸어서 무대에 올라온 보리스는 프로그램 진행자들의 동작에 맞춰 춤을 추며, 현장 관객과 시청자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로봇답게 엉거주춤한 걸음을 보이긴 했지만, 순간적으로 보이는 가벼운 ‘스탭’과 부드러운 손짓은 마치 사람이 들어간 듯 자연스러웠다.

방송이 나간 후 IT전문 매체를 중심으로 “로봇이 로봇같지 않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로봇’의 목 부분에 사람의 목으로 추정되는 신체가 보인다 | SNS

전문가들은 로봇의 몸체에서 어떤 센서도 보이지 않았고 사전에 입력된 정보로 춤을 췄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동작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SNS에 사진이 올라오면서 로봇의 정체가 들통났다. 현지 업체에서 판매하는 ‘알로샤 더 로봇’이라는 이름의 로봇 의상이었다.

포럼 주최측은 뒤늦게 “로봇이 진짜라고 한 적은 없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방송에 ‘첨단로봇’이라고 나간 뒤라 코웃음만 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