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시골 마을에 사는 위슈캉(Yu Xukang.40)은 혼자 아들을 키운다.
그는 매일 아들을 짊어지고 14.5km 떨어진 초등학교를 걸어서 오간다. 이유는 하나, 아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다.
아들 샤오치앙(Xiao Qiang.12)은 태어나면서부터 몸이 뒤로 꺾이고 팔,다리가 비틀리는 선천성 장애를 지녔다. 자라서 육체노동을 할 수 없음이 분명했다.
샤오치앙은 본명이 아닌 별명이다. ‘강한 아이’ 정도의 뜻으로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겼다.
농장에서 일하는 아버지 위슈캉은 아들이 자신처럼 고된 일을 하지 않게 하려면 교육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자면 학교에 다니도록 해야 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들이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마음에는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말했다.
그들이 사는 곳 주변 초등학교들에서는 모두 아들의 입학을 거절했다. 장애 때문에 돌봐줄 수 없는 이유였다.
아버지는 학교마다 찾아다니며 아들을 받아줄 수 있는지 물었고, 마침내 한 곳을 찾아냈다. 집에서 14.5Km 떨어진 펑시 초등학교였다.
통학버스도 없었고 두 곳을 오가는 적절한 대중교통도 없었다. 오직 믿을 것은 아버지의 두 다리뿐이었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대한민국의 기운 팔팔한 젊은 장병들도 30km 행군을 할 때는 휴식시간 포함 8시간이 걸린다.

아버지 위슈캉은 두 번에 나눠 걷기는 했지만 그와 비슷한 거리를 총 6시간에 주파했다. 아들이 수업에 늦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새벽에 일어나 식사와 도시락을 챙기고 가방도 쌌다. 그러고도 지금까지 지각 한 번 하지 않았다고 했다. 누군가의 아버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근처에서 일을 했다. 일터도 학교 근처에 잡았다. 일이 끝나면 다시 학교에 가 아들을 업고 집으로 향했다.
다행히, 그의 고행도 이제는 과거가 됐다. 이 사연을 알게 된 지역 교육당국에서 학교 가까운 곳에 두 사람이 살 곳을 마련해 줬기 때문이다.
그의 헌신적 희생 덕분일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들 역시 열심히 공부해 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둠으로써 아버지에게 보람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