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치기나 강도 사건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한민국.
치안이 안정되고 공공서비스가 신속하게 이뤄지는 우리나라 국민로서는 쉽게 상상하기 힘든 범죄가 중남미의 한 나라에서 생겨났다.
그곳은 바로 석유매장량 세계 1위 국가로 중남미 최고 부국이었던 베네수엘라.
차베스, 마두로 등 사회주의 대통령을 2번 거치면서 성장기반이 무너진 베네수엘라는 국제 유가가 폭락까지 겹치면서 현재는 경제위기 대표국으로 전락했다.
인플레이션(물가인상률) 1000%를 우습게 넘어가는 베네수엘라의 신종 범죄는 바로 ‘대학 졸업장’ 납치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대학 졸업장을 교육부에 가져가 등록을 해야 효력이 인정된다.
4년간 열심히 공부해서 받은 소중한 대학 졸업장이지만, 이를 등록하지 않으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
학위를 소지한 인재들이 해외로 취업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마두로 정부에서 졸업장 인증제도를 운영하는 것.
베네수엘라 대학졸업자들은 자신이 사회주의 체제를 원치 않더라도 외국 이주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남미 특유의 느린 행정이 겹치다 보니 교육부 앞에는 대학 졸업장을 등록하려는 사람들로 길게 늘어선 줄이 생긴다.
베네수엘라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새벽 4시에는 가서 서야 그날 등록을 할 수 있다”는 게 꿀팁 아닌 꿀팁.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육부 주변에서는 어두운 시간을 틈타 대학 졸업장을 빼앗으려는 강도들이 활개를 친다고.
강도들은 대학 졸업장을 빼앗은 뒤 돈을 지불해야 돌려주는 수법으로 수백에서 수천만 원씩을 요구한다.
게다가 한번 졸업장을 잃어버리면 좀처럼 재발급 받기가 어렵다는 점도 강도들의 기승을 부리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대학졸업장을 빼앗긴 학생들은 자칫하면 4년 공부한 학력은 물론 취업기회마저 놓칠까싶어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지불하게 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졸업장을 돌려받기 위해 한국돈 1500만원을 낸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