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11년 만에 다시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을 ‘역사적 만남’이라고 표현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외신들은 이번 판문점 선언문에 담긴 북한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5월 말~6월 초로 예정돼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 ‘한국은 트럼프가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상을 차렸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모든 것을 마련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NYT는 “두 한국 지도자가 발표한 선언문은 주로 일반적인 남북 관계에 대한 상직적인 언어들로 채워졌으며, 핵 문제에 대한 언급은 적었다”며 “선언문은 평화 협정 체결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설정했지만 북한의 비핵화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의 도전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를 해체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하며, 비축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제거하는 과정과 역사상 가장 복잡한 검증 프로그램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역사적인 대화가 영구적인 평화를 이끌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판문점 선언은 “한국인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내용들임에도 불구하고 (남북은) 미국의 중요한 결정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BBC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약속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CVID)’ 비핵화라는 미국의 요구와는 크게 다를 것”이라며 “5월 말~6월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은 평화를 위한 북한의 의지를 시험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이날 ‘이제 북핵을 영구적으로 해결하는 일은 트럼프에게 달렸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는 북한의 새로운 태도는 분명 환영할 만한 변화지만, 아직 협상의 과정은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언급했다.
아사히는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에 대한 과거의 합의는 모두 무효화됐다”며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한반도에 나타난 평화의 싹을 조심스럽게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신중한 전략과 뛰어난 외교적 수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방문한 자국 평창동계올림픽 대표선수단을 환영하는 행사에서 “모든 남북한 국민들이 언젠가 화합과 번영, 그리고 평화 속에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면서 “사람들은 북한이 핵을 가지도록 내버려 두거나, 전쟁을 하는 것 두 가지 대안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누구도 가능하다고 생각지 않은 훨씬 더 나은 대안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CBS 방송은 트럼프 행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두 곳의 개최 후보국이 몽골과 싱가포르라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