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박테리아에 감염돼 팔·다리 절단한 견주의 사연

By 박은주

단지 오랜만에 만난 반려견과 반가운 포옹을 했을 뿐인데 팔다리를 잃게 된 견주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3일 CNN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오하이오주에 거주하는 여성 마리 트레이너는 지난 5월 남편 매튜와 함께 카리브해로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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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끝내고 오랜만에 돌아온 주인을 보고 반려견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마리 트레이너도 반가운 마음에 셰퍼드 종의 반려견을 안아 올렸고, 반려견도 꼬리를 흔들며 그녀의 팔, 다리 등을 핥으며 애정을 표했다.

다음 날, 트레이너는 메스꺼움과 통증을 느꼈다. 그녀는 체온이 급격히 상승했다가 33도까지 내려가는 등 독감 비슷한 증세에 시달리다가 갑자기 쓰러지고 말았다. 놀란 남편 매튜는 트레이너를 급히 응급실로 데려갔다.

의료진은 그녀가 패혈증에 걸려 당장 팔다리를 절단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는 심각한 상태라고 했다. 그녀는 두 팔과 다리를 모두 절단해야만 했다. 그 후로도 트레이너는 총 8번의 수술을 받고 80일간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의료진은 진료 초반에 트레이너의 병이 카리브해 여행 때 얻은 질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밀검사 결과 이는 반려견으로부터 시작된 패혈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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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은 “트레이너는 캡노사이토파가 카니모르수스’(capnocytophaga canimorsus)라는 병원균에 감염돼 패혈증으로 이어졌다. 세균이 온몸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팔과 다리 일부를 절단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담당 의사는 “캡노사이토파가 카니모르수스는 개와 고양이의 구강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로 반려견이 트레이너를 핥을 때 그녀의 팔에 있던 작은 상처를 통해 침투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극단적인 반응은 매우 드물다”라며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은 이 박테리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했다.

하루아침에 팔과 다리를 잃었지만, 트레이너는 자신의 반려견을 조금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의료진에게 병원 밖에서 자신의 반려견을 만나도 되냐고 물었다. 그리고 자신의 병문안을 온 반려견을 진심 따뜻한 목소리와 눈빛으로 반겼다.

트레이너의 사연은 현지 기금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 소개되어 그녀를 응원하는 후원금이 2만 달러(약 2500만 원) 이상 모였다.

그녀는 “많은 이들의 도움에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나는 앞으로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준비가 돼 있다”라고 심정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