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직 외교안보 관리들은 이번 ‘판문점 선언’을 ‘완전하지 못한 조심스러운 성명’으로 평가했다.
27일 미국의 소리(VOA)방송에 따르면, 한반도 문제를 다뤘던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판문점 선언’에 북한의 비핵화가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또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내용이 빠져 있어 다소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기 위해 어떤 의지가 있는지, 또 얼마나 빨리 이를 실천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더 많이 명시됐어야 하고 북한의 핵비확산조약(NPT)가입에 대한 입장 또한 담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번 합의문은 시작에 불과한 ‘열망적 선언’에 그쳤을 뿐 ‘최종 합의문’은 아니라고 말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도 이번 성명서 내용이 상당히 애매모호하며, 특히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단하겠다는 부분은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어 정확한 뜻을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선언문에 지난 합의문 문구들이 인용된 점을 들며 그다지 새롭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판문점 선언’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시작점 측면’에서 아주 바람직한 합의문으로 평가했다.
다만 오랜 시간 독재정권을 유지해 온 북한이 단번에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선회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평화협정’ 체결 등을 둘러 싼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충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