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야, 트럼프 ‘관세 인상’ 대중 압박에 초당적 ‘호응’

민주당도 비판 목소리 잠잠, ‘굿 딜’ 기대감 내비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막바지에 중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미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기조에 거의 초당적인 호응을 보내고 있다.

중국의 보복성 관세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농촌지역, 이른바 ‘팜 스테이트’ 출신 의원이 박수를 보내는가 하면, 트럼프식 국정운영에 강하게 반발해온 민주당 의원들도 불협화음을 삼가고 심지어 “트럼프가 옳다”는 반응까지 내놓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워싱턴DC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열리는 와중인 10일부터 2천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는 조치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내놓은 계획대로 실행한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팜 스테이트인 아이오와주(州) 출신인 척 그레슬리(공화) 상원 재무위원장은 이날 관세 인상과 관련해 “우리는 협상을 제대로 해야 한다”며 “트럼프는 나쁜 행동을 한 중국을 불러 협상테이블에 앉힌 첫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박수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이달 초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폐지하지 않으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의 결과물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무산시킬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것과는 완전히 다른 태도다.

공화당 내 강경파 ‘프리덤 코커스’ 의장인 마크 메도우(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분명히 이것은 중국과의 재설정을 위한 더 장기적인 전략의 일부”라며 “중국의 보복관세 대상인 유권자들도 트럼프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메도우 의원은 “농민들은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되길 바라지만, 지금의 모델은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을 지지할 용의가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원 농업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이크 코너웨이(텍사스) 의원도 “분명히 이것은 주민에게 해(害)가 되지만, 더 큰 문제는 우리가 중국을 협상테이블로 불러내서 책임감 있는 세계 시민처럼 행동하도록 강요하는가, 아니면 그들이 계속해서 전 세계를 괴롭힐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켄터키 출신의 앤디 바(공화) 의원은 관세가 좋은 무역 합의를 위해 지불하는 작은 비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에 더 많은 지렛대가 필요하다”며 “만약 중국과 좋은 합의를 한다면 켄터키 농업에 크나큰 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민주당 의원들도 관세 인상 건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자제했다.

상원 재무위 간사인 론 와이든(오리건) 의원은 “중국과 심각한 무역문제를 놓고 싸우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옳다”면서 “다만 나는 오래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경제·정치적 우방국들과 조율 없이 일하는 것에는 회의적이었다”라고 말했다.

리처드 닐(매사추세츠) 하원 세입워원장은 “무역 전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중국과 좋은 협상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관세를 매기는 것보다 매기겠다고 위협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모두 더 강력한 협상 메커니즘에 찬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로 칸나 하원의원도 “고율 관세가 농업, 제조업, 기술기업을 해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것은 일시적인 것이다. 트럼프가 중국과 합의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