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고교생들 장제스 동상 타노스로 둔갑시켜 ‘논란’

찬반 엇갈리자 학교 측 “학생 창의력 발휘” 옹호

대만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정에 서 있는 장제스(蔣介石·1887∼1975) 총통의 동상을 영화 ‘어벤져스’ 속 악당 타노스의 모습으로 분장시켰다.

대만에서는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참신하다는 칭찬과 장제스 총통을 모독했다는 비판이 엇갈렸는데, 학교 측은 학생들의 편에 섰다.

4일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에 따르면 타이베이(臺北)의 젠궈(建國)중학 학생들은 졸업식을 맞아 학교 뜰 안에 있는 장제스 총통 동상을 타노스의 모습으로 꾸몄다.

‘타노스’ 분장 설명 /대만 온라인 커뮤니티

젠궈중학 학생들은 오래 전부터 매년 졸업식 때마다 장제스 동상을 다른 모습으로 꾸며왔다.

장제스 동상은 2010년엔 우주인의 모습으로, 2016년에는 홍루몽 속 남자 주인공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다만 올해의 변신 대상이 영화 속 ‘악당’이라는 점에서 동문 사이에서는 물론 대만 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젠궈중학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한 누리꾼은 “모두 이런 정신을 가진 학교에 가야 한다”고 칭찬했지만, 다른 누리꾼은 “장제스 동상을 모욕하는 것은 유치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타노스로 꾸며진 대만 고교의 장제스 동상 /자유시보 홈페이지

이 학교의 한 졸업생은 변호사를 통해 학교에 서한을 보내 ‘타노스 분장’을 없애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젠궈중학 학교 교장은 자유시보에 “우리는 장제스 동상을 모욕하려는 악의가 없다. 우리는 학생들이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한 것일 뿐”이라며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옹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