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코뿔소를 사냥하려던 밀렵꾼이 코끼리의 공격을 받아 숨진 뒤 사자 무리에 잡아먹히는 참변을 당했다.
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공원은 성명을 통해 지난 1일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밀렵 용의자 1명이 동물의 공격으로 숨졌으며, 사고 현장에서는 ‘두개골과 바지 한 벌’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함께 사냥에 나섰던 3명의 공범은 코끼리가 “갑자기” 공격해왔으며, 다음 날 아침 사람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숨진 동료의 시신을 길가에 두고 도망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 관리원과 경찰 수색대는 밀렵꾼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인근을 샅샅이 훑었지만, 이틀이 지나서야 시신의 일부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공원은 “사고 현장에서 한 무리의 사자 떼가 두개골과 바지만 남기고 시신을 먹어치운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글렌 필립스 크루거 국립공원 책임자는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국립공원에 불법으로, 걸어서 침입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위”라고 밝혔다.
그는 “공원 내에는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이번 사고는 그 증거”라고 덧붙였다.
공범 3명은 사건 발생 이틀 뒤인 지난 3일 현지 경찰에 붙잡혔으며, 무허가 화기·탄약 소지와 밀렵 공모 및 국립공원 무단침입의 혐의로 기소돼 구금됐다.
아프리카코뿔소의 뿔은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 정력제로 쓰이면서 코카인보다 더 값비싸게 취급되고 있다.
특히 검은코뿔소의 경우 개체 수가 지난 1970년 약 6만5천여 마리에서 1995년 2천400마리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후 개체 보호 노력으로 현재 5천여 마리가 남아있으며, 대부분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미비아, 짐바브웨에 집중돼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은 지난 2016년에만 680여건에 달하는 밀렵과 불법 사냥이 적발됐으며, 그중 417건은 크루거 국립공원과 그 인근에서 벌어졌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