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유명 관광지에서 난민 수백명이 거주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해 방문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영국 BBC 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부분이 서아프리카 출신인 난민 수백명은 이날 파리 중심에 있는 국가위인묘역인 ‘팡테옹’으로 몰려들어 신분 문제 해결과 함께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지난해 마크롱 정부의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면서 시작돼 상징적인 반정부 시위대로 자리매김한 ‘노란 조끼’를 표방한 듯 시위대는 스스로를 ‘검은 조끼’로 명명했다.
시위대는 성명을 내고 자신들을 “프랑스 공화국의 얼굴 없고, 목소리도 낼 수 없는 밀입국자들”이라고 소개하고, “더는 내무장관이나 그 밑의 관리들이 아닌, 필리프 총리와 대화하고 싶다”고 요구했다.
관련 단체나 목격자들은 시위 참가자 규모를 700여명으로 추산했으나 경찰은 200~300명으로 파악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시위대는 에밀 졸라, 빅토르 위고, 알렉상드르 뒤마, 마리 퀴리 등 프랑스 대표 위인들이 안치된 팡테옹을 수 시간 점거했으나 결국 경찰에 의해 모두 퇴거당했다. 경찰은 이날 37명을 연행했다.
앞서 이들이 팡테옹으로 진입하자 경찰이 건물 밖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필리프 총리는 트위터에 “팡테옹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대피했다”며 “프랑스는 법치국가다. 이는 공공 기념물과 그것이 나타내는 기억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시위대를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