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공자학원 퇴출 바람 속…대만 중국어 학습센터 각광

By 에포크타임스

중국 공산당의 정치선전 기관으로 지목된 공자학원이 미국과 유럽에서 잇따라 퇴출되는 가운데 대만 정부가 추진하는 ‘대만중국어학습센터(台灣華語文學習中心·이하 대만 중국어센터)’가 새로운 중국어교육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만 정부는 현재 미국과 유럽 등에 45곳 설치된 대만 중국어센터를 작년 6월부터 향후 5년간 100곳으로 늘리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대만 행정원 산하 교무(해외국민사무)위원회 퉁젠위안(童振源) 위원장은 최근 입법원(국회 격)에 출석해 “매년 15~20곳씩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퉁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이 지원하는 공자학원과 대만 중국어센터의 차이점도 언급했다. 그는 대만 중국어센터는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개방된 교육환경과 대만이 정당하게 계승한 중국의 정통 문화유산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며, 공산당 이념을 선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퉁 위원장은 현재 대만 중국어센터를 설치한 국가들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대만 중국어센터 확대는 2020년 12월 MOU 체결한 ‘미국-대만 교육 이니셔티브’의 일환이다. 이는 양국 간 전면적 교육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다. 미국은 중국어 교육 수요를 대만 교육기관을 통해 해소하고, 대만은 2030년을 목표로 한 이중국어(중국어-영어) 정책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미국-대만 교육 이니셔티브’ 체결 당시 미 교육부 믹 자이스 차관은 중국 공산당이 미국 대학에 설치한 공자학원을 통해 미국의 학술과 표현 자유를 침해할 수 있으며, 다수 미국인이 이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중국의 언어와 문화 보급을 내세우는 공자학원은 최근 공산당 이념 선전 기관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울 종로구 서울 씨어터에서 열린 ‘공자라는 미명 하에’ 국내 시사회에 참석한 도리스 리우 감독. 2021.5.21 | 에포크타임스

공자학원의 실태를 폭로한 다큐멘터리 영화 ‘공자라는 미명하에(In the Name of Confucius)’를 연출한 도리스 리우 감독은 공자학원이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에서 탄생한 기관이며 당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제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미 국무부는 공자학원 미국 센터를 중국 대사관과 같은 공산당의 외교 기관으로 지정하는 규제를 가했다. 미국 학교에서 악의적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조치는 각국의 공자학원 퇴출 물결을 더 가속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독일 함부르크 대학은 ‘연구내용 유출 위험’이 있다며 2020년 8월 공자학원과의 제휴를 종료했다.

캐나다의 연구 중심 명문 공립대인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은 4차례에 걸쳐 중국 공산당의 공자학원 설치 제의를 거부하고 대만 중국어센터와 제휴를 선택했다.

대학 측은 중국 공산당이 공자학원 설치를 제안하며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것’, ‘파룬궁, 톈안먼 사건, 대만 등 민감한 이슈는 건드리지 않을 것’ 등의 조건을 내건 것을 보고 신뢰할 수 없는 상대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미국 오하이오주의 애크런대, 인디애나주에서 유일하게 공자학원을 둔 발파라이소 대학이 공자학원 폐쇄를 발표했다. 과거 100개 이상이었던 미국 내 공자학원은 현재 50개 이하로 떨어졌다.

스웨덴은 2020년 4월 유일하게 남아 있던 공자학원 폐쇄를 발표했다. 이로써 스웨덴은 유럽 최초로 공자학원과 완전히 인연을 끊은 나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