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은 최근 국가 안전 보장을 이유로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방안에 제동을 걸었다. (Epoch Times)
미국 재무부 산하 투자 심사기관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최근 통신 기업 브로드컴(Broadcom)의 퀄컴(Qualcomm) 인수 방안에 제동을 걸었다. CFIUS는 성명문을 통해 “미국 정부는 해당 인수 방안에 국가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내포돼 있고, 또한 제5세대 이동통신시스템(5G)의 주도권을 중국에 내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브로드컴은 2월 하순 퀄컴에 총액 1170억 달러를 제시하며 인수 협상을 벌였다. 퀄컴은 브로드컴이 제안한 금액이 기존과 마찬가지로 너무 낮다며 인수 방안에 난색을 표했다.
세계 각국의 통신 기업들은 2020년까지 초고속, 대용량, 다중 접속, 저 지연 등의 특징을 지닌 5G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에서 퀄컴은 5G의 규격과 특허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통신 기업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다.
CFIUS는 퀄컴이 인수된 이후 중국이 5G통신 규격 표준화 프로세스에서 주도권을 갖게 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FIUS는 퀄컴과 관한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인수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한 주주 총회 개최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로 인해 퀄컴은 당초 3월 6일로 예정됐던 주주 총회를 4월 5일로 미뤘다. 주주에게 보낸 통지서에는 CFIUS의 성명문이 동봉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경제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으로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이라는 제조업 진흥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이와 관련해 5G산업에 대한 전면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CFIUS는 같은 성명문에서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為)의 급성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CFIUS는 브로드컴이 제시한 인수 방안 중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계획에 의문을 제기했다. CFIUS는 또한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방안이 가결된 이후 퀄컴의 연구개발(R&D) 등 장기 투자가 줄고 기술 혁신이 불가능해질 우려가 있으며, 결과적으로 퀄컴이 약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중국이 5G 규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당국은 “해당 인수 방안으로 인해 5G 규격 확립 과정에서의 주도권이 중국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미국의 안보 또한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은 민간뿐만 아니라 미 국방부의 기밀 프로젝트에도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통신기술 기업 인터디지털(InterDigital)의 17년 초 발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 통신 기업 중 퀄컴은 168건, 인텔은 103건의 특허를 개발한 상태다. 그러나 중국의 화웨이는 234건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5G기술의 연구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에포크타임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