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정계 은퇴 선언

By 강 유정

미국 공화당의 1인자 폴 라이언 미 연방하원의장(48, 위스콘신)은 오는 11월에 있을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에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11일(현지시간) 브렌단 벅 공화당 대변인은 “라이언 의장이 동료들에게 올해가 하원으로서 그의 마지막 해가 될 것임을 밝혔다”고 더힐, 팍스뉴스 등 현지 언론들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혁안 통과에 수년간의 노력을 기울이며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은퇴 소식을 듣고 “라이언 의장은 진짜 좋은 사람이다. 그가 정계를 떠나더라도 누구도 의문을 제기할 수 없는 성취를 유산으로 남길 것이다. 우리는 폴을 응원한다”는 트윗을 남겼다.

라이언 의장은 은퇴 선언 후 처음으로 가진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분열을 착취하는게 아니라 사람들을 통합시키는 포괄적이며 열망에 찬 정치를 강하게 지지한다”며 “정체성 정치가 활개치고, 21세기 테크놀러지가 그것을 더욱 부추기며, 불길을 부채질하는 것이 요즘 내가 정치에 대해 갖고 있는 큰 걱정거리이다. 이런 극단화 때문에 이 나라에서 정치적 선의를 가지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고 토로했다.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란 자신이 가진 정체성, 자신이 지지하고 속해 있는 집단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정치를 말한다.

라이언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그는 미국의 대통령이다. 많은 법안 이슈에 있어서 정말로 좋은 진전을 이뤄냈다.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정부는 이 나라를 위해 큰 변화를 만들어낼 굉장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라이언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처음에는 비판적이었지만 점차 대통령의 의회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만약 당신이 정체성 정치의 산소공급을 거부할 수 있으려면, 최선의 방법은 경제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고, (사회계층에서의) 상향 이동을 촉진하며, 더 높은 임금을 보장하고, 사람들을 가난에서 꺼내 일터로 가게끔 하는 것”이라고 라이언 의장은 설명했다.

라이언 의장은 정계 은퇴 이유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기 위해서라고 했다. 자신이 1998년 위스콘신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을 때는 미혼이었고 지금은 3명의 10대 자녀를 두고 있는데, 자신이 16살에 아버지를 여읜만큼 자녀에게는 “주말 아빠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라이언 의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의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고 2015년 10월 연방하원의장에 오르면서 40대 기수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더힐과 폴리티코 등 매체는 공화당 유력후보인 라이언 의장이 정계를 은퇴함으로써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란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