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외국에서 그런 오염된 수산물을 수입하고 있나? 자기도 못 하면서 상대방에게 강요하다니. 도리가 아니지 않나.”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한국에 수출하려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자국 네티즌들마저 눈총을 보내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는 지난 11일 일본이 제기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 제소 사건에서 한국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 소식을 알리는 일본 언론 기사에는 많은 댓글이 달리며 일본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일본의 온라인 커뮤니티 5CH에서도 13일부터 한일 간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를 둘러싼 무역 분쟁과 관련해 WTO 최종 판정을 알리는 기사가 높은 조회수를 나타냈다.
평소 한국이라면 무조건 비난하는 일부 네티즌들조차 이번 사안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잘못했다는 입장이다.
원전사고로 오염수가 유출돼 해산물의 방사능 오염이 심각한 상황에서 수입을 금지한 한국 정부의 조치가 상식적으로 맞다는 지적이다.
한 네티즌은 “상식적으로 후쿠시마 수산물을 수입하는 게 문제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그렇게 안전하면 일본에서 맛있게 소비하면 된다”, “(나도) 일본인이지만 웬만하면 서일본산을 먹지 동일본산은 안 먹는다”라며 일본 정부를 꼬집은 댓글도 있었다.
처지를 바꿔서 한국의 입장을 생각해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한 댓글에서는 “한국의 원전사고로 일본이 한국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는데, 한국이 안전하다고 수입하라고 하면 일본은 WTO에 제소할 것이고, 그리고 한국 주장은 과학적 주장이 불충분해 WTO가 일본 손을 들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전했다.
일본에서조차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기피하는데 어째서 한국에는 이를 수입하라고 강요하느냐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하 일본 네티즌들의 댓글을 정리했다.
“일본인들조차 피하는 동일본산 수산물을 외국인이 왜 사나? 미국도 우리 것 안 산다.”
“이제 세계가 인정하는 위험한 후쿠시마!”
“강매하나요, 일본.”
“동일본은 진짜 끝났다.”
“일본에서도 오염수 방류된 근해에서 잡힌 물고기는 먹고 싶지 않아.”
“일본인도 후쿠시마 산은 삼가한다.
“WTO도 일본 수산물의 위험성을 보증한 셈이다.”
이러한 자국민의 비판에도 일본 각료들은 억지를 부리고 있다. 지난 12일 요시카와 다카모리 농림수산상은 WTO 패소 이후 기자회견에서 “동일본산 수산물의 안전을 WTO가 부인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노 다로 외무장관 또한 “우리의 주장이 관철되지 못한 것에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한국에 대한 규제 철폐를 요구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변했다.
한편 한국은 이번 WTO 승소로 일본의 8개 현. 후쿠시마·이바라키·군마·미야기·이와테·도치기·지바·아오모리현에서 생산하는 수산물에 대해 2013년 9월부터 적용해온 수입금지 조치를 계속 유지한다.